[꿈꾸는 경기교육] 내가 사는 공간에도 ‘갑질’이 일어난다

   

아파트 주민의 폭행ㆍ폭언으로 자살을 택하거나, 입주민들의 갑질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비원 등을 보며 ‘을’의 위치에 처한 사람들의 현실을 마주했다. 아파트라는 작은 사회에서도 입주민과 경비원 관계의 평등성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됐다. 단순히 고용, 피고용에 따라 수평적 관계가 아닌 갑을 관계가 정해지는 원인과 이를 해결할 방안을 탐구하기 위해서 우리 주변의 상대적 약자에게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감정노동으로 고통받는 경비원에 대한 처우개선이 진정한 수평적 관계 논의를 위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생생한 글을 만들기 위해 직접 설문지를 제작했다. 정발고 학생 15명이 자체적으로 실시했으며 참가자들 모두 성실히 답변했다.

먼저 ‘경비원 갑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직업과 상관없이 사람은 평등해서(76.6%) △내가 경비원이라면 기분 나빠서(23.4%)라는 답변이 많았다. 또 ‘경비원 갑질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선 △경비원에 대한 인식 개선이 안 이뤄져서(66.7%) △경비원이 비정규직이라서(13.3%) △경비원의 인성문제 때문(13.3%) 등 답변이 나왔다. 끝으로 ‘경비원과 입주민의 관계’ 문항에선 △무조건 평등한 관계(80%) △고용관계(13.3%)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도움받는 입장(6.7%)이라고 조사됐다.

즉 80%에 달하는 상당수 사람이 경비원과 입주민을 평등 관계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경비원에 대한 인식 개선이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적인 전망이 보인다.

경비원 갑질을 예방하기 위해선 정부,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갑질을 예방할 수 있도록 경비원 업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추가 업무 시 당연히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산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묵자의 명언처럼, 역지사지의 자세로 주변 사람을 대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우리의 이런 작은 마음가짐으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감정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 근로자들의 고용의 수평적 관계에 대해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장연서 고양 정발고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