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접속 ‘블렌디드 수업’...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형 교육’ 열공
평택 새빛초·수원 태장고, 등교·원격수업 병행, 학습 집중도 높이고 사제 간 ‘소통 갈증’ 해소
“온라인으로 학생 개인의 질적 함양, 오프라인으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부분이 블렌디드 수업의 장점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봄 대부분의 학교가 온라인 수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1년이 지난 올해 3분의 2 등교가 시작되면서 경기도내 학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수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새학기가 시작된지 1개월이 지난 5일 오전 10시 평택시 칠원동의 평택새빛초등학교(교장 여명현) 4학년 2반. 올해 4학년인 A군(10)의 시선은 교사와 반 천장에 걸린 TV모니터로 향했다. 이날 진행된 2교시 사회 수업은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 답사 계획 세우기’였다. 교과서 61쪽을 펼친 A군은 교사의 가르침에 따라 교과서에 글을 적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학교를 찾지 못했던 만큼 A군은 수업에 힘을 쏟고 있었다. 그는 “학교에 오니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수업 중 궁금한 걸 선생님께 바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6학년 2반에서는 줌(ZOOM)을 통한 수학 수업 중이었다. 교실에서 교사는 두 개의 모니터를 마주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학생의 얼굴을, 다른 한 모니터에는 ‘3÷4를 계산하는 방법을 말해보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교사는 아이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평택새빛초는 1~2학년 266명과 3~4학년 175명, 총 441명의 학생이 학교에 왔다. 1~2학년은 매일, 3~4학년은 월요일과 화요일, 5~6학년은 수요일과 목요일, 금요일은 첫째주 3~4학년이, 둘째주는 5~6학년이 등교하는 식이다.
앞서 평택새빛초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생들과 새로운 소통방법을 고민, 3~4월 플랫폼을 수집하고 연구하며 온라인 수업 시범 운영에 나섰다. 평택새빛초 교사들은 개학이 미뤄지면서 교과적인 면보다 ‘나의 애장품 소개하기’, ‘핵심 습관 만들기’ 등의 과제를 제시해 학생들과 소통에 힘썼다. 또한 교사들의 적응시간을 고려해 1, 2반 통합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이 끝나면 수업 개선 방안을 찾았고, 이를 위해 여명현 교장은 웹캠이나 태블릿 PC 등 장비 구입을 적극 지원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쌍방향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평택새빛초가 다른 학교들과 다르게 문제없이 일찍 줌을 통한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자 이를 배우기 위해 평택서재초등학교, 종덕초등학교, 성동병설유치원에서 수업 현장을 찾아오기도 했다. 또 교사들은 10개가 넘는 학교에 연수를 나가 노하우를 전했다.
김진수 평택새빛초등학교 교사는 “쌍방향 수업이 전국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 다른 학교 사례를 찾다보니 직접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다른 학교에도 노하우를 전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택새빛초의 온ㆍ오프라인 수업은 학부모들도 높게 평가했다. 4학년 아이를 둔 양희영씨(40ㆍ여)는 “비대면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한정된 수업 시간 외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됐고, 등교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교사와 친구들을 만나면서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태장고등학교(교장 장병익)에서는 온ㆍ오프라인의 장점을 살린 블렌디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2학년 2반 교실에는 27개의 책걸상이 있었지만, 자리를 채운 건 담임교사 한 명뿐이었다. 썰렁한 교실에서 담임교사는 모니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참여한 2반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화면 중앙에는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의 ‘세상을 바꾸는 빅데이터’ 특강이 진행됐고, 좌측에는 출석한 학생들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이날 태장고는 전교생 800여명을 대상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세상을 바꾸는 빅데이터’ 특강을 오후 3시부터 4시50분까지 온ㆍ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김범준 교수의 강의에 태장고 학생들은 세미나실과 교실, 온라인 등으로 참여했다. 특강이 끝난 뒤 등교한 1, 3학년은 특강 후 강연 주제와 내용을 정리, 관심 있는 진로분야를 중심으로 적용 방법 등을 적어냈다. 한 달에 한 번씩 태장고는 이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은 매일 등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은 수요일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 격주로 등교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번 3분의 2 등교로 지난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7시간 연속 수업으로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 부족 문제가 다소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김동준 교감은 “지난해 줌을 통한 쌍방향 수업을 했지만 첫 시도라 교사들이 어려움을 느꼈다며, 화면을 통해 학생들과 마주하지만 등교해 직접 만나는 것과는 수업의 집중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은 매일 등교하고, 나머지 학년은 격주 또는 격일로 학교에 가고 있다.
장건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