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잠룡들, 재보선 지원...이재명 ‘측면·우회’ vs 이낙연 ‘진두지휘’

정국 구도를 좌우할 4·7 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 대선주자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화력 지원에 가세, 정치권의 시선을 끌고 있다.

대선 전초전 성격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 역시 어려워질 수 있는 가운데 현직 광역단체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측면·우회 지원을, 신분상 선거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진두지휘를 통해 각각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권 내 1강 대선주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지사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중립 의무가 있는 만큼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31일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깜짝 방문했다. 이날 SNS를 통해 “결혼 30주년 맞이로 오랜만에 오늘 하루 휴가를 냈다”고 밝힌 이 지사는 부산 중구에서 열린 김 후보 후원회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고, 김 후보는 “멀리서 휴가까지 내고 달려오신 이 지사”라고 환영했다. 다만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을 고려한 듯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았고, 대신 김 후보의 손을 맞잡으며 진심을 전했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엔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회에서 1시간가량 ‘커피 타임’을 가졌다. 이 지사는 이때도 박 후보의 ‘서울시민 1인당 10만원 보편적 재난위로금 지급’ 공약에 대해 “정책 방향을 그렇게 정한다 하시니 반가웠다”고 말했을 뿐 선거와 관련한 언급은 삼갔다. 당내에선 이 지사의 우회 지원이 당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반면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서울·부산지역을 연일 방문해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던지는 등 선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3일 부산 기장군 기장시장과 금정구 부산대학교 앞에서 유세를 벌였다. 그는 “부산을 한반도의 싱가포르로 도약시키겠다는 김영춘 후보의 야심은 부산의 위상과 역량에 부합하는 확실한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또 4일에는 서울 도봉구 쌍문역, 도봉산 입구, 창동역과 서울 노원구 노원역에서 박영선 후보를 도왔다.

두 사람은 지난 2일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도 신분에 따라 내용 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 지사는 ‘버려도 될 권리란 없습니다’란 글에서 “돌이켜보면 낮은 투표율, 뿌리깊은 정치불신과 무관심은 이내 정치권의 긴장도를 낮춰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로 이어졌다. 주권자의 마땅한 권위를 증명하시기를 정중히 청한다”며 중립의 언어를 사용해 투표를 독려했다.

이와 달리 이 위원장은 “LH 사태, 부동산 문제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 그러나 잘못을 모두 드러내고 그것을 뿌리 뽑아 개혁할 수 있는 정당은 민주당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저희의 부족함을 꾸짖으시되 혁신 노력까지 버리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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