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시티 수원] 보건의 날,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의 하루

백신 해동부터 모니터링까지 초긴장, 코로나 종식 앞당긴다… 안전접종 ‘구슬땀’
市·아주대병원 의료 인력 위탁운영 협약 전문성↑, 1명이라도 더 접종할 수 있게… 철저한 준비·관리

▲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에서 아주대학교병원 관계자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에서 아주대학교병원 관계자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매년 4월7일은 보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의료 종사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보건의 날’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의료인의 헌신은 어느 때보다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일상을 되찾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는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의 하루를 통해 의료인과 공직자의 노고를 들여다봤다.

■ 수원시아주대학교병원 ‘의료 인력 위탁 협약’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틀째인 지난 2일 오전 8시.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인 아주대학교 체육관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의료용 가운과 방호복을 갖춰 입은 수십명의 인력이 곳곳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예방접종센터 운영에는 다양한 인적 구성이 필요하지만, 역시 핵심은 의료 인력이다.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에는 아주대학교병원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13명이 포함돼 있다. 수원시와 아주대학교병원이 예방접종센터 인력 위탁운영 협약을 맺은 덕분에 전문성을 높일 수 있었다.

현장에서 의료인을 진두지휘하는 임상현 아주대학교병원 진료부원장은 예방접종센터에 포함된 정식 구성원은 아니다. 하지만 의료인으로서, 접종을 담당하는 병원의 관리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원했다. 일과를 쪼개 수시로 접종센터를 돌아보고, 접종센터가 종료된 후에도 파트별 관리자들을 모아 개선점을 찾는 브리핑을 주관한다.

임상현 진료부원장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에서 의료 안전 부분은 아주대학교병원이 책임지기로 한 만큼 철저하게 준비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이 같은 마음가짐을 직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안전한 접종의 시작은 철저한 백신 관리

의료인 중에도 가장 먼저 출근하는 사람은 백신을 관리하는 약사와 백신 ‘분주’ 담당 간호사다. 백신을 주사기에 나눠 담는 역할을 담당한다.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을 관리하는 약제팀의 눈길은 쉴 새 없이 바빴다. 백신 관리에 실수가 없어야 1명이라도 더 접종할 수 있기에 모두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전 9시에 접종을 시작하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영하 81.5도를 가리키는 백신 전용 초저온냉장고에 보관된 백신을 보관냉장고에서 해동하고, 바이알을 희석해 주사기에 나눠 담는 작업은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한다.

오염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원시가 별도로 지원한 클린벤치(무균작업대)에 간호사 2명이 앉아 희석ㆍ분주 작업을 진행했다. 약사의 검수 과정을 거쳐 주사기의 용량이 정확한지, 이물질은 없는지 등을 확인한 뒤 소독된 의료용 트레이로 옮겼다.

▲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간호사가 어르신에게 주사 후 설명을 하고 있다.
▲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간호사가 어르신에게 주사 후 설명을 하고 있다.

■ 경험노하우헌신의 집약 ‘예방접종센터’

접종 담당 간호사 6명이 트레이를 들고 접종실에서 어르신을 기다렸다. 예진표를 작성한 어르신들이 의사 예진을 거쳐 접종 대기실에 도착했다. 대부분 지팡이나 휠체어 등 보조기구를 동반했다. 접종 대상이 고령자인 만큼 간호사들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강지은 간호사는 “접종 대상자들이 연세가 많으신 만큼 정확한 부위에 근육주사를 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접종실 간호사들은 최대한 친절하게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귀가 어두운 어르신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여러 번 반복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이번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까지 해야 하는 만큼, 접종일을 알려주고 다시 연락할 수 있는 번호를 확인하는 과정에도 시간이 걸렸다. 일반적인 주사 접종보다 2~3배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만 한다.

접종은 순조로웠지만, 보호자가 화장실에 간 사이 혼자 남은 어르신이 접종 여부를 까먹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그때마다 접종실과 대기실을 면밀하게 살피던 길민주 아주대병원 외래간호팀장이 능숙하게 대처했다.

그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당시 응급실 앞에 몽골텐트를 치고 진료소를 전담했던 인물이다. 특히 3000여명의 아주대학교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담당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길민주 팀장은 “간호사가 직접 접종하다 보니 시민들이 병원에서 접종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그만큼 모든 의료진이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협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모든 시민의 예방접종을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접종자가 300명을 넘으며 대기자가 뜸해진 오후 2시께 조청식 수원시 제1부시장이 현장점검에 나섰다. 시민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확인하고 개선점을 챙겼다. 수원시는 원활한 접종을 위해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서 아주대학교 체육관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예방접종센터에선 의료인 외에도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적재적소에서 시민들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 행정보조를 하는 코로나19 대응 희망근로자, 운영을 담당하는 수원시 공직자들까지 수많은 이들의 땀방울이 오로지 안전한 접종을 위해 모였다.

오후 3시가 다가오며 분주해뒀던 백신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원시 관계자들은 남은 백신량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수시로 분주 여부를 결정했다. 단 1개의 바이알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인지 백신을 꺼내는 결정은 긴박하고도 엄숙하게 진행됐다.

오후 4시30분께 마지막 접종자까지 떠나면서 큰 이상반응 없이 대기실이 비워졌다. 예방접종센터의 하루가 마감할 시간이었다. 이날 하루 수원시 제1호 예방접종센터에서는 414명의 어르신이 접종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과를 마친 뒤에도 예방접종센터에서 근무하던 의료인과 수원시 공직자들은 공간을 정돈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비품 하나하나를 완벽히 소독하고 나서야 자리를 떠났다.

예방접종센터를 나서는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의료인으로서 가족들까지 특별히 관리하며 조심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종식의 날을 하루라도 앞당기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장희준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