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 세 배는 기본이다. 1천 배나 오른 가상화폐까지 등장했다. 팝콘 기계인 마냥, 넣으면 폭발적인 양으로 튀어나온다. 물론 상승장에서의 이야기다. 하락장에서는 그만큼, 또 그 이상 떨어지는 게 가상화폐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상화폐 시장 때문에 수익과 실패를 인증샷이 각종 커뮤니티에서 교차하고 있다.
말 그대로 가상화폐 전성시대다.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을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중독성도 크다. 사무실 직장인, 각종 현장의 근로자, 공부하는 대학생, 부대 내에 군인까지 수시로 들여다본다는 게 가상화폐 거래소다.
가상화폐는 지폐·동전 등의 실물이 없고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화폐를 말한다.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일반 화폐와 달리 정부가 가치나 지급을 보장하지 않는다. 가상(假想)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사실이라고 가정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에 가상화폐를 덧대어 해석하면 실체가 없는 돈이다. 결국은 신기루일 뿐이다.
가상화폐는 이를 규제하는 법체계가 없어 더욱 위험하다. 금융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다단계처럼 거래되는 ‘비상장 코인’에 대한 투기에도 비상등이 커졌다. 화폐인데, 비상장이라는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에서만 하루에 수십조원이 거래된다. 어디선가 거품이 터질 경우, 뒷감당이 불가능할 정도다. 금융당국도 손을 못 대고 정치권은 눈치만 본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가 됐던 소식도 ‘규제’에 대한 검토 소식이었다. 규제라는 단어만 나와도 폭락인데, 얼마나 기초가 없는 시장인지 가늠이 간다.
가상화폐는 신기루다. 실체가 없다. 버블이 꺼지면 수백만명의 서민 피해자가 쏟아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지금이라도 규제 및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가상화폐의 거품이 신기루처럼 사라질 때 서민들의 희망 역시 동시에 사라질 수 있다. 가상화폐 피해의 책임을 투자자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엔, 경고장치가 너무 부족해 보인다.
최영은 행동하는 여성연대 사무총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