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봄날
휘파람 불며 냇가로 산책 갔다
고기들이 유영하는 유혹에 그만
슬그머니 냇가로 들어갔다
마냥 평화로워 보였는데
그들은 몸을 가눌 힘이 없어 흐느적대고
더러는 배를 뒤집어 떠오르기도 한다
버들치 붕어 쏘가리는 다 어디 가고
보도 듣도 못한
괴물체 물고기가 다리를 휘감는다
점점 더 많은 가쁜 숨들이 몰려든다
소스라쳐 냇가를 벗어나려는데
소복을 한 거북이가
눈물을 떨구며 앞길을 막아선다
두렵고 미안한 마음에
차마 마주치지 못한 눈길
애써 외면하듯 피해 보지만
사방이 절벽이라 고립무원이다
수없이 행한
문명이란 뒤안길에 버려진 오만한 양심들
환경을 말아먹은 그 죄 겹겹이 쌓여
높은 절벽을 이루었다
성찰의 눈물로 젖은 베갯잇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도하며
새날 새벽을 고대한다
최스텔라(본명 최복래)
포천 출생. <문파문학>으로 등단. 국제PEN한국본부,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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