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 희망 강지훈 “부모 후광 아닌 실력으로 가치 입증”

선수 출신 부모 둔 ‘남다른 농구 DNA’…춘계중ㆍ고연맹전 6경기서 모두 ‘더블더블’ 맹위

▲ 수원 삼일상고 장신센터 강지훈.김경수기자
수원 삼일상고 장신 센터 강지훈. 김경수기자

“유명 농구인 자녀라는 편견이 따르겠지만, 좋아하는 농구를 하는 만큼 실력으로 입증해야죠.”

지난 8일 해남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제58회 춘계 전국남녀중ㆍ고농구연맹전에서 수원 삼일상고가 8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홍대부고를 89대74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삼일상고는 비록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모든 대회가 취소된 뒤 가진 첫 대회서 공동 3위에 올랐다. 그 중심에 203㎝의 장신 유망주 강지훈(2년ㆍ센터)이 있었다. 그는 이날 23점ㆍ29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강지훈은 앞서 예선전이었던 성남 낙생고전 23점ㆍ24리바운드, 대구 계성고전 33점ㆍ12리바운드, 울산 무룡고전 13점ㆍ17리바운드, 군산고와의 16강전 13점ㆍ11리바운드, 전주고와의 준결승전 18점ㆍ12리바운드 등 출전 6게임 모두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맹위를 떨쳤다.

강지훈은 “고교 진학 후 첫 출전 대회라 많이 떨렸다.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부담감이 따랐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이 생겼다. 그 결과 리바운드상과 수비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장신이면서도 균형 잡힌 신체조건을 갖춘 강지훈은 유명 선수 출신인 부모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창원 LG를 거쳐 지난해부터 고양 오리온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코트의 성리학자’ 강을준(55) 감독이다. 어머니 이유진씨(50) 역시 여자 국가대표 포워드 출신이며, 남동생 강영빈도 수원 삼일중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부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농구를 접한 강지훈은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취미로 농구를 즐기다가 어느 순간부터 너무 재미가 있어 본격 시작하게 됐다”라며 “처음에는 아버지께서 늦게 시작한 탓에 완강히 반대하셨다가 지금은 응원해 주신다. 선수로서의 마음가짐과 겸손을 중요시하면서 틈틈히 개인지도도 해주신다”고 전했다.

뒤늦은 입문에도 폭풍 성장을 하고 있는 강지훈은 이미 대학과 프로팀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번 춘계연맹전에서 몇몇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이 그의 플레이를 눈여겨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강지훈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 팀 동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면서 “감독ㆍ코치님의 지도를 잘 따라 농구인 2세로서 부끄럽지 않은 기량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여자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 이유진씨(왼쪽)와 장신 유망주 강지훈.김경수기자
여자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 이유진씨(왼쪽)와 장신 유망주 강지훈. 김경수기자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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