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코로나 위기 속 경기도 콘텐츠 산업을 살리다·上] 한국영화 첫 ‘쌍천만 감독’ 윤제균
경제 코로나 시대, 위기 속 경기도 콘텐츠 산업을 살리다

[코로나 위기 속 경기도 콘텐츠 산업을 살리다·上] 한국영화 첫 ‘쌍천만 감독’ 윤제균

“K-할리우드 되기 위한 천혜의 조건 갖춘 경기도”
해운대ㆍ국제시장 각 천만 관객 ‘잭팟’… 종사자 처우 개선 앞장
경기콘진원과 ‘시나리오 기획개발사업’ 우수 시나리오 작가 발굴
경기도, 부지도 넓고 서울과 인접… 파주·일산에 다수의 세트장
정부·업계 최적의 인프라 활용 필요… 영화산업 요람 도약 전망

사진=윤원규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며 영화ㆍ음악ㆍ출판 등 문화콘텐츠 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영화계는 제작 지연에 따른 개봉 연기, 관객 수 급감 등이 맞물리면서 유통 체계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음악계는 각종 공연 취소 등으로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출판업계 역시 작가들의 강연, 행사 등이 취소되면서 신간 출간을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문화콘텐츠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경기콘텐츠진흥원(이사장 박무ㆍ경콘진)은 문화콘텐츠산업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덜고자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문화콘텐츠 업계를 위해 경콘진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들을 살펴보는 한편 문화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경기도는 한국의 할리우드가 되기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이런 장점을 잘 부각시킨다면 경기도는 한국영화의 메카로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JK빌딩에서 만난 윤제균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는 코로나19 등으로 침체된 영화산업계를 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두 편의 영화(해운대ㆍ국제시장)를 천만 관객 영화 반열에 올리며 ‘쌍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윤제균 감독은 영화계 발전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우선 그는 ‘국제시장’ 제작 당시 표준근로계약서를 앞장서서 도입하며 국내 영화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감독이 되기 전 직장인이었던 그는 영화계에 처음 입문했을 때 영화인들이 받는 대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스태프 등 영화인들이 노동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업계 종사자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를 받게 하고 싶었다”며 “이제는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감독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독립ㆍ단편 영화 등 저예산 영화들에 대한 지원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영화산업의 근간이 되는 독립ㆍ단편 영화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조합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가는 한편, 제작 과정 등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감독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이은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급부상으로 국내 영화계가 몰락할 것이라는 견해가 전반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윤 감독은 이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윤 감독은 “흔히 넷플릭스 등 OTT가 발달하며 한국 영화계를 침체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오히려 OTT가 한국콘텐츠산업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고 본다”며 “한국콘텐츠를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수조원 가치의 효과를 거뒀고 한국콘텐츠에 대한 낯설음도 사라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영어 시나리오로 외국 배우들을 써서 만들어야 하는 등 제한적인 요소들이 많았다”며 “이런 진입장벽들이 사라진 셈이라 한국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한국콘텐츠의 세계적인 도약을 위해 후배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윤제균 감독이 대표로 있는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지난 2018년부터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함께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영화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우수 시나리오 작가를 발굴하고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그는 “저 역시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작가가 된 후 감독이 됐다”며 “영화계 입성을 꿈꾸는 분들이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기회를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제균 감독은 한국의 할리우드가 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경기도를 한국 영화의 메카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감독은 “흔히 부산을 ‘K-할리우드’라고 칭하지만, 경기도는 부지도 넓고 서울과도 인접해 있는 데다 파주, 일산에 이미 다수의 세트장이 분포한 만큼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정부와 업계가 이런 가능성을 명확히 캐치하고 활용한다면 경기도 영화계는 앞으로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