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영길 민주당 새 대표에게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5선의 송영길 의원이 선출됐다. 송영길 신임대표는 대표적인 8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번의 실패 경험을 안고 세 번째 도전끝에 당권을 거머쥐게 됐다. 친문의 홍영표 의원을 0.59% 포인트 차이로 천신만고 끝에 거둔 승리로 의미가 있으며 새 대표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지난 4·7 재보선의 참패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혁신해서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그 앞에 놓여 있다.

송 대표는 당과 대통령을 빼고 다 바꾸겠다고 공약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선거기간 동안 변화를 강조했고 수락연설에서도 ‘언행일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 마음을 얻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의 실정과 고위 공직자와 민주당 인사들의 ‘내로남불’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필수적인 혁신 조치다. 국정농단에 대한 촛불정신으로 출범한 민주당 정부가 적폐청산을 외치고 개혁을 주도했다. 그러나 스스로 먼저 혁신하지 않고 남의 탓만 하는 구태의 정치 행태에 대한 냉정한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 내부혁신을 먼저 실천해야 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수락연설에서 변화를 강조하고 민생관련 정책을 우선적으로 챙기기 위해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서 문제를 보완하겠다며 정부정책의 변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부 주도의 각종 정책에 대해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당주도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기대와 우려가 함께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정책을 주도하는 친문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수렴해 민주적으로 당을 관리하느냐에 대한 우려가 크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대표적인 친문이고 이날 같이 선출된 최고의원들도 친문일색이다. 따라서 86세대 엘리트 정치인으로 유능하게 그 갈등을 풀어줄 것을 기대해 본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지역사회의 정치적 의미에서도 새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송 대표는 인천지역에서 37세의 나이로 국회에 입성해 5선을 하고 중간에는 인천시장으로 행정가로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의 최고 정치인사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같은 인천지역의 친문 홍영표의원과 대결함으로써 지역 내 과열과 반목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당 내의 자유로운 경쟁은 최대한 보장돼야 하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 현실에서 좁은 인천지역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와 선택의 갈등을 넘어 당원과 지지자들을 줄 세우기 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선거가 마무리되고 지역에 남아 있는 작은 선거 후유증에도 관심을 가지고 소통과 통합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최초의 인천지역 출신의 민주당 대표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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