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전쟁과 싸움이 없는 상태 아닌
학생들 안전하고 서로 존중하는 교실 조성
신뢰써클·존중의 약속 만들기 등 매주 진행
자유학년제로 진정한 미래교육 선도
시흥 장곡중학교(교장 이경숙)는 지난해 2학기부터 자유학년제 주제선택 프로그램으로 평화 교육과정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중학교에 처음 들어온 아이들이 학교 적응,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같은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평화 수업을 고안해냈다.
해당 교육과정은 2019년부터 교사들이 함께 공부하며 만들어냈다. 평화가 무엇인지, 아이들과 왜 평화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평화를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여러 방면으로 공부한 뒤에 평화 교육과정을 디자인했다는 게 장곡중 교사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단순히 전쟁과 평화에서의 평화, 싸움이 없는 상태가 평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존중받고 평화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교실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평화 교육과정이라는데 마음을 모았다.
이에 따라 장곡중은 지난해 2학기 수요일 5교시를 통해 ‘전지적 평화시점’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모든 교사가 함께 평화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주제선택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각 학급에서 안전하고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학급별로 진행하는 것은 물론 학년 오리엔테이션과 연계해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신뢰 써클’, ‘평화를 담은 모양들’, ‘평화활동가 세우기’, ‘존중의 약속 만들기’ 등의 활동이 매주 진행된다. 우선 신뢰써클은 학급에서 서로를 신뢰하기 위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자신이 언제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지 등을 동그란 모양으로 앉아 나누는 것이다.
평화를 담은 모양들은 평화를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적어보기도 하고, 평화가 어떤 의미여야 하는지도 찾아보는 활동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평화의 주제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닌 또다른 과정일 수 있다는 것을 배우기도 한다.
또 다른 교과와의 연계를 통해 ‘여기, 평화를 노래하라’와 같은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주제선택 시간에 나눈 평화를 노래 가사로 표현해 개사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활동이다. 과학시간에는 생물 다양성에 관해 배우고, 지구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웹 포스터로 만들기도 했다. 장곡중은 앞으로 다양한 교과와 연계된 프로젝트를 펼칠 계획이다.
평화 교육과정은 학년간 연계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됐다. 현재 2ㆍ3학년 학급자치, 연계자유학년제, 창체 시간 등을 활용해 평화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평화에 관해서 배우고, 단순히 평화라는 단어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학년 심화도 계획하고 있다.
이경숙 교장은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넘어서서 학교의 철학, 아이들의 삶을 담는 평화 교육과정을 만들고 있다”며 “진정한 미래 교육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도 평화로운 학교를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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