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토담 무너져 가는 함석집 텃밭
묶은 가지 겨드랑이 꽃눈을 뜨고
분홍빛 망울 머금은 여인 있었네
삼월 한낮
늦추위에 몰려드는 박새소리
허기진 배를 달래고
고무신 뒹굴던 묵은 밭고랑
두엄 피던 삽자루 던져 버리고
작대기로 지개장단 맞추던 그늘
우듬지기 지키던 매화 한 그루
떠난 임 돌아올까 먼 산을 보내
두드리는 창가로
잠 못 이룬 통 바람소리
하얀 잔설 흩날리던 날
사라지는 매화 향기
고목의 허리가 잘려 나가네
조병하
충남 청양 출생.
<국보문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수원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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