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원폭피해자의 악몽 : 릴레이 인터뷰] 2.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대표

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대표
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대표

“경기도의 포용적 정책 지원으로 그동안 숨죽여 울던 원폭피해자들이 세상에 나올 용기를 얻게 됐습니다. 정말 가슴 벅찹니다.”

10년 넘는 세월 동안 한국인 원폭피해 실상을 알리며 원폭피해자들의 ‘수호천사’로 활동한 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이하 아평) 대표(65)는 전국 최초로 경기도가 원폭피해 지원 대상을 3세대로 확대,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한 것에 대해 ‘가슴 벅차다’라는 말로 기쁨을 표현했다.

이대수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13년간 원폭피해자 실상을 알리는 ‘원폭피해자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일 강제 병합’(1910년) 100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의 과거사 청산으로 양국 간 화해와 우호의 길을 모색하고자 일본 시민단체와 함께 2009년 ‘한일100년평화시민네트워크’(아평 전신)를 창설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일본 평화통신사 일행과 방문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그는 그동안 마주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독립의 이면에 자리한 원폭피해자들의 한 맺힌 절규를 듣게 된다.

이 대표가 당시 접한 원폭 희생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원폭 당시 온몸에 유혈이 낭자해 고통에 몸부림쳐도 일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당했던 1세대와 방사능 노출로 인한 유전으로 의심되는 후손들의 질병에 대해 일본과 한국 정부 모두가 외면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외면받는 현실과 이 같은 현실을 몰랐던 스스로에 대한 분노와 반성이 복합적으로 밀려왔다”면서 “모든 국민이 이러한 현실을 알고 원폭 피해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지원 활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이 대표는 경기도와 합천, 서울과 인천 등 전국 토론회와 심포지엄 등에 참석하며 한국인 원폭피해자 현실을 소상히 전했다. 그리고 이 대표의 이러한 노력은 2019년 ‘경기도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조례안’(대표 발의 정희시)으로 귀결되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말로, 원폭 피해자에 대한 다각적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역 지방정부인 경기도가 3세대 의료지원 등 큰 틀의 가이드라인을 정한 만큼 시ㆍ군에서는 이들의 실질적인 삶을 보살피는 ‘생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가 실시한 조례 제정, 지원책 현실화로 원폭피해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싹 틔우게 됐다”면서 “앞으로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영역이 함께하는 민관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이들이 보다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경기ON팀 = 이호준ㆍ송우일ㆍ최현호ㆍ김승수ㆍ이광희ㆍ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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