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5월은 필자에게 남다르다.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움보다 어떤 재난이 닥칠까부터 걱정 한다. 정부는 자연재해 대비를 위해 5월15일 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5월25일을 ‘방재의 날’로 정하여 종합점검을 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재해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방재의식 제고를 위해 5월24일부터 5월28일 기간을 방재주간으로 운영한다.
필자는 사회의 첫발을 건설부(현, 국토교통부)에 디뎠다. 그것도 수자원국 하천계획과다. 첫 보직이 태풍과 홍수로부터 국토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하는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여름철 자연재해는 홍수와 태풍으로 점철된다. 재난역사를 보면 홍수로는 1925년 ‘을축년대홍수’가, 태풍은 1959년 ‘태풍 사라’가 우리에게 최대 피해를 안겨준 재난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1961년에 하천법을 제정하여 하천정비를 체계화했고, 1967년에 풍수해대책법(1995년에 자연재해대책법으로 전면 개정)을 제정하여 자연재난에 대비하기 시작하였다.
방재의 날은 풍수해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유도하여 방재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하여 전국적 행사로 진행한다. 방재의 날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웃하고 있는 일본은 1923년 9월1일에 발생한 관동대지진을 계기로 매년 9월1일을 ‘방재의 날’로 정하고 연례행사를 치르고 있다. 일본은 풍수해보다 지진이 빈발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UN(국제연합)은 어떤가. UN에서 1989년 12월22일 총회가 열렸다. 매년 10월 둘째주 수요일을 ‘세계자연재해 경감의 날’로 지정하고 1990년을 ‘자연재해 경감을 위한 10개년계획’ 기간으로 정했다. 대한민국도 UN 권고에 따라 1991년 9월17일에 UN에 가입하였고, 1994년에 우기철 이전에 풍수해 경감을 위하여 5월25일을 ‘방재의 날’로 지정했다. UN 산하에 UN-ISDR(재해경감을 위한 국제적 전략기구, 본부:스위스 제네바)이 있다. 동북아 국가들의 재해경감 활동 조정 및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된 동북아사무소를 인천 송도 G-TOWER에 유치하였다.
5월은 가정의 달이고 방재의 달이다. 가정의 달과 맞물려 재난대비를 소홀히 할 수 있다. 재난안전에 종사하는 관계기관은 국민들이 안전하게 가정의 달을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요망된다. 재난방송 주관사는 재난대비 대국민 행동요령을 자주 친절하게 방송해야 한다. 재난안전 종사자와 국민에게 만연된 안전불감증을 일깨워 스스로가 내 나라, 내 가족은 내가 지키게 해야 한다.
자연재해 예방·대비는 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재해의 1차 책무는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바로 나 자신부터 대비해야 한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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