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코로나 19 펜데믹과 노인의 삶

2020년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지정되면서 전 세계는 심각한 재난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강력한 감염병인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외출제한은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과 우울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 중에서 노인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더 크게 겪는 인구집단이다. 왜냐하면 노화는 심리적,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취약성을 동반하고 있으며, 특히 신체적으로도 변화를 경험하게 하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는 다양한 감염 및 모든 형태의 면역대응이 감소된 상태로 여러 가지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고, 병원 방문이 잦아 감염병이 유행한 경우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사스와 메르스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병이 노인 삶에 미치는 영향들을 분석한 선행연구를 보면, 감염병의 발생은 노인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음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감염병 발생은 감염으로 인한 노인의 사망률 증가 및 신체적인 약화를 유발하고 있으며, 심리사회학적 측면에서도 노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감염병 발생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경직도 다른 집단보다 노인집단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감염병 발생으로 인한 경제침체 등과 사회적 비용의 상승은 연령차별을 심화시켜 사회 전반에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할 위험도 내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는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및 경제활동,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에 다양한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감염병 상황이 노인의 삶에 부정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완충하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이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회복지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염병 확산의 우려 때문에 오히려 노인복지관과 같은 노인복지시설은 상황에 따라 운영 중단이나 제한적 운영이 반복되면서, 노인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노인들의 우울과 고립으로 연결되고 있다. 또한, 노인생활시설은 가족들의 면회가 전면적으로 제한되면서 입소노인의 우울이 증가되고 있으며 종사자들의 업무 과중과 피로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물론 현장에서는 이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접근성이 젊은이들보다 쉽지 않은 노인들은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코로나19 감염병과 노인복지시설이 감염병 차단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향후에는 팬데믹이 장기화됨을 감안하여 삶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 것인지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유병선 경기복지재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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