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현장에서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22일 대학생 이선호씨가 평택항에서 근무하다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지면서 물류 현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물류창고에서 일어난 각종 사고,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추정 사망, 항만노동자의 산업재해에 이르기까지 물류 현장이 참극의 대명사가 되는 듯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물류산업이 급성장하고 해운기업은 최대 호황을 누리는 반면 현장에서는 원시적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과 해법을 물류라는 특성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물류는 화물과 상품의 흐름에 대한 것이다. 물류 현장의 주인공은 화물이다. 어떻게 화물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처리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안전성도 언급되지만, 화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사람이 등장한다고 해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물류에 등장하는 키워드는 경제성과 신속성 등 효율성에 관한 것들이다. 그러나 화물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트럭기사, 하역노동자, 선원, 택배종사자 등이다. 이들이 원료를 조달하는 퍼스트마일에서 고객에게 상품을 최종 전달되는 라스트마일까지 역할을 달리한다. 고용도 하청 인력업체와 직업소개소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 불완전한 고용구조에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전통적 사업장을 전제로 한 시설관리에 초점을 둔 것이 많다. 운송·보관·하역 등 ‘흐름’을 전제로 한 대책은 별로 없다.
최근 들어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등 세계적 기업들이 풀필먼트센터, 모빌리티, 드론물류 등 다양한 형태로 물류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물류산업이 크게 확장되면서 물류의 세계는 무한경쟁에 들어갔다.
물류산업의 ‘흐름’을 이해하는 인식의 전환, 물류노동자의 노동을 절감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스마트 물류 기술의 개발, 현장을 관리하는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등 물류 담당부처가 물류 안전관리를 담당하도록 하는 정부의 제도적 대책 등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류를 위해 사람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 사람을 위한 ‘휴먼 물류’가 돼야 한다.
이동현 평택대학교 국제물류학과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