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KCC처럼 외풍으로 무산될까 지역 농구계 우려 목소리
프로농구 kt 소닉붐이 연고지를 부산광역시에서 수원시로 옮기기로 내부 방침이 정해진 가운데 이전을 승인할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kt에 따르면 프로농구 연고지 정착제가 오는 2023년 6월 시행됨에 따라 그동안 부산을 연고로 활동해온 농구단의 연고지를 훈련장이 있는 수원시로 이전키로 하고 KBL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KBL은 9일 오전 8시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제5차 이사회를 열어 kt의 연고지 이전 문제를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kt의 연고지 이전은 KBL이 지난 2017년 3월 이사회에서 2023년 6월부터 모든 구단의 선수들과 사무국이 각 연고지에서 훈련과 업무를 진행하는 연고지 정착제 도입을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kt의 연고지는 부산이지만 구단 사무국과 선수단 숙소 및 훈련장이 모두 수원에 있고, kt의 프로야구단이 연고를 두고 활동하고 있어서다.
kt가 부산을 연고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훈련장과 숙소를 부산에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훈련체육관을 부산시가 제공해 주기를 원했지만, 부산시는 kt가 자체 건립해 사용하기를 바라면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kt는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수원으로의 연고지 이전을 결정하고, KBL에 이전 승인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kt 농구단의 수원 연고지 이전 방침에 부산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사회 승인의 가장 큰 변수는 외풍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kt의 연고 이전 소식이 알려진 이후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역 정치권이 kt와 KBL 등에 연고지 이전 제고 및 이사회 승인 보류 등 다각적으로 ‘이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수원지역 농구팬들은 지난 2016년 전주 KCC의 이전 무산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당시 KCC는 홈구장인 전주실내체육관의 안전사고 위험성에 따라 서수원칠보체육관이 있는 수원으로의 이전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정치권의 관여로 인해 결국 무산됐고, KCC는 “새롭게 체육관을 지어주겠다”는 전주시의 약속에 이전계획을 철회했지만 아직도 체육관 건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농구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관중 급감으로 프로농구단이 큰 재정 적자를 감수하며 팀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연고지 이전 의지가 정치권 등 외풍으로 인해 더이상 가로막혀서는 안된다”라며 “KBL 이사회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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