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원장·교사, 아동학대 몰아세우는 학부모에 고통

“학대 사실이 없는데도 계속 몰아세우니, 정말 억울하고 죽을 지경입니다.”

인천지역 보육시설 원장·교사들이 아동학대로 몰아세우는 학부모 성화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8일 지역 보육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구의 A어린이집 원장 B씨는 학부모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협박, 업무방해 등에 대한 경찰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한 학부모가 각종 맘카페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아이가 A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맞았다’는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지역에서 아동학대 어린이집이라는 낙인이 찍힌 탓이다.

앞서 이 학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 폐쇄회로(CC)TV를 모두 확인했지만 폭행 정황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구에서도 지난달 어린이집 내 CCTV 사각지대를 확인했지만, 학대의심 정황이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B원장은 “학부모가 카페 등에 우리 어린이집이 마치 아동학대를 한 것처럼 단정지어 사실과 전혀 다른 글을 여러차례 남겼다”고 했다. 이어 “이후 각종 민원·조사로 교사들까지 스트레스가 극심해 현재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며 “가뜩이나 코로나19 때문에 원생도 몇명 없었는데, 이 일로 10여명이 그만두는 등 2차 피해가 매우 크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8월께 서구지역의 또다른 어린이집에서도 아동학대 의혹이 발생했지만, 경찰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학부모들에겐 아동학대 발생 어린이집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큰데다, 여전히 학부모는 아동학대를 주장하고 있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인천 부평구의 한 유치원에서는 학부모에게 돈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동학대로 SNS와 맘카페 등에 소문을 내겠다며 원장과 교사에게 수백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유치원 C원장은 “일단 소문이 나면 원아가 줄어들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줬다”며 “지금 생각해도 억울하고, 허탈한 심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이해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시자 인천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이런 현상은 학부모와 보육시설은 물론 결국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한 반에 20명이 넘는 아이들을 돌봐야하는 교사의 입장을 학부모가 이해하고, 교사는 일과와 아이 상태에 대해 학부모와 소통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다 보면 이 같은 현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민수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