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으로 시작한 국민의힘의 11일 전당대회가 0선 36살의 청년을 당선시키는 파란으로 마감했다. 헌정사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주요 언론에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이준석 돌풍’의 현실화는 국회의원 당선 경험이 없으면서 원내 제1야당의 중진들을 물리치고 대표로 선출된 획기적인 사건임은 분명하다. 그 원인과 배경이 어떻든 간에 한국정치의 전례 없는 전환점으로 자리매김 하기에 충분하다. 분명한 것은 한국정치 변화의 욕구가 거세게 분출·반영됐고 그 시작이 보수야당이라는 점은 더욱 더 큰 변화다.
이준석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43.5%를 얻어 2위 나경원 후보(37.1%)와 주호영 후보(14.0%)를 눌렀다. 여론조사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70%가 반영되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기대이상의 37.4%를 득표해서 최종 1위를 한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를 내세운 국민의힘 당원이 TK를 중심으로 영남에 집중하고 있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한 점이다. 한국 정치에서 철벽으로 인식돼 온 지역정치의 상징인 오래된 전통적 보수 핵심당원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거센 변화의 바람을 인식하고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 변화가 일시적으로 ‘이준석 돌풍’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준석 돌풍’의 상당한 근원은 집권여당이 제공한 측면이 있다. 평등, 공정, 정의를 앞세운 문재인 정부가 곳곳에서 ‘내로남불’로 지적되면서 2030세대들 지지가 등을 돌리면서 새로운 욕구를 충족한 일면이 있다. 출발이야 어떻든 간에 단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보수의 전략적 선택으로 끝나서는 우리 정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모처럼 보수 야당에서 불씨를 지핀 정치변화가 우리나라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극단의 이념과 진영논리를 끊고 여야가 쇄신의 경쟁을 치열하게 해서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승화돼야 한다.
인천지역에서도 정치변화의 거센 물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인천은 늘 “토박이가 많지 않아 정치에 관심이 비교적 적어 투표율이 낮다”는 오명을 안고 있다. ‘이준석 돌풍’이 인천 정치변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지역정치의 변화가 중앙정치의 변화와 손잡고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수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내년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줄 대기로 이어지는 모습은 구태의 모습으로 안타깝다. 벌써부터 이준석계를 운운하고 누가 유리하다는 등등의 여론이 나타나는 것은 이 대표가 주장하는 공존과 경쟁과는 거리가 먼 구태다. 아직도 기성 구세대 정치권 인사들이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구태의연한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의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말로만 변화를 외치지 말고 변화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이를 혁신적으로 대변하는 젊은 세대들을 정치권으로 영입해야 한다. 과감하게 2030세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지원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민주주의의 정치변화는 지방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야 인천정치권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해 본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