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선생님들이 다문화학교를 꺼리는데, 그나마 있던 가산점까지 폐지하면 누가 오려고 하겠습니까”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다문화학급의 담당교원에게 주어지던 가산점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일선 학교들이 ‘다문화 교육이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원 대다수가 다문화학급을 맡길 꺼리는 상황 속에서 그나마 있던 ‘당근’인 가산점까지 없앤다면 교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다문화학급 담당교원에게 주어지던 교원 승진가산점을 폐지한다. 교원 승진가산점은 다문화학급을 비롯해 초등 돌봄 등 학교에서 교원들이 피하고 있는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이처럼 다문화학급 담당 교사들에게 주어지던 가산점이 내년부터 폐지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벌써 다문화학급 비중이 높은 학교들 사이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다문화학급 담당 교원의 전입 기피가 심각한 상황에서 가산점마저 없애면 결국 다문화학급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문화학급의 비중이 높은 도내 A 학교 관계자는 “가산점이 없어지면 그동안 힘든 환경 속에서 묵묵히 일해왔던 다문화학급 담당 교사들은 노고를 보상받을 길이 없어진다”며 “이는 결국 경기지역 다문화교육 자체를 퇴보시키는 결과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문화교육의 질 자체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산점이 사라지면 자원해서 다문화학급을 담당하는 이들이 없어질 것이고, 이는 결국 원치 않는 교사들이 다문화학급을 맡게 될 것이라기 때문이다.
도내 B 학교 관계자는 “가산점이 폐지되면 2년이라는 의무교육기간만 채우고 이직하는 교사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빨리 학교를 떠나려고 고민하는 교사들이 어떻게 애정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성준모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5)은 “폐지예정인 다문화학급 담당 교원 가산점을 현행대로 존치해야 한다”며 “우수 교원이 다문화교육의 대안적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원 간 지나친 경쟁 유발 등의 부작용 탓에 도교육청 차원에서 가산점을 폐지하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다문화학급 가산점만 유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다문화학교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공감하고 있다”면서 “다문화학급에 대한 다른 형태의 지원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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