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국토교통부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을 관보에 고시했고, 뜨거웠던 GTX-D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국토부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는 GTX-B와 선로 공유를 통해 용산까지 직결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재추진도 내용에 포함되었다. 그 외에도 철도·버스·도로 등 종합적인 교통 대책을 마련해 별도로 발표하였다. 그만큼 수도권 서부의 교통 소외와 불균형이 심각했다는 점을 정책당국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GTX-D 강남직결이 관철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한 실망감이 있는 한편,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여론도 있다. 국토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서부권광역급행철도 이용 시 김포에서 환승 없이 여의도까지 24분, 용산역까지 28분에 진입이 가능하고, 인천 2호선에서 GTX-A로 환승하면 강남까지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의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해보면 ‘기존 교통망과의 연계를 통한 빠르고 실질적인 교통 개선 사업 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인천 2호선 연장의 경우, 인천-김포-고양의 생활권을 연결할 뿐 아니라 환승으로 광역급행철도 GTX-A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서부권광역급행철도의 경우, 이미 사업이 상당히 진행된 GTX-B까지 21km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서울직결노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표에는 버스 활용도 제고 방안도 포함되었는데, 이동식 중앙분리대(지퍼카) 설치를 통해 출퇴근 시간 교통수요가 집중되는 쪽에 차로를 늘리는 BTX 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다. 기존 승용차 이용 차로 감소 없이 버스전용차로를 개설할 수 있고, 2~3년 단기에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 교통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철도는 개통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사업이지만, 한번 놓으면 100년이 간다고 한다. 정책당국과 타지역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철로 신설 결정을 했다는 것은 수도권 서부 광역철도시대의 첫 문턱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철로가 놓인 다음에는 확장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제 당면한 과제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 등 광역교통대책을 차질 없이 이른 시일 내에 시행하는 것이다. 지자체 간 협의가 필요한 서울지하철 5호선의 경우,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김포·서울·인천 간 협의체 구성을 추진해야 한다.
경기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민의 30%가 서울로 통근하는데, 이들의 통근기회비용은 서울시민의 5배에 달한다고 한다. 교통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복지이자 정의의 문제인 만큼, 실질적인 교통 대책을 통해 수도권 서부 시민들의 삶의 질이 회복되길 기대한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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