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투수 명가’ SSG의 대이을 적자, 불펜투수 김택형

프로 데뷔 7년 만에 커리어 하이 활약…제구 안정 찾으며 위력 발휘

SSG 김택형_SSG 랜더스 제공

“변화구가 아닌 속구를 스트라이크로 넣지 못하는 게 문제였는데 전반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줘 든든합니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51)은 올해 팀의 필승조 불펜투수로 거듭난 김택형(26)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후반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야구 스카우트들의 격언 중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구해와라’라는 말이 있다. 전반적으로 강속구 투수와 좌완 투수의 숫자가 적어 스카우트가 힘든데다, 그 중 빠른 공까지 갖춘 좌완 투수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김택형은 전형적인 ‘지옥에 가서라도 구해와야 할’ 왼손 강속구 투수다. 좌타자를 등지고 있는 자세로 역동적으로 뿌리는 최고 구속이 150㎞ 초중반대 속구는 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구종이다. 여기에 고속 슬라이더까지 갖추고 있어 상대 타자의 입장에서는 ‘속도와의 전쟁’을 해야하는 셈이다.

하지만 김택형은 지난 2015년 넥센(키움 전신)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후 매년 많은 기대감을 받아왔지만 들쭉날쭉한 제구 문제로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개인 커리어하이 기록이 지난 2019년 평균자책점 5.79라는 점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그러나 올해 김택형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전반기 29경기에 등판해 37.1이닝을 투구하며 4승과 1홀드, 평균자책점 3.13을 수확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팀 입장에서도 부상자 속출로 얕아진 마운드 뎁스에 큰 힘이 돼주고 있어 든든하기만 하다.

김택형은 4월 한 달 동안 7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지만 이후 30.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07로 호투를 펼치고 있다. 종전과 비교해 볼넷 허용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SSG는 과거 전신인 SK 시절 김광현, 고효준, 정우람, 김태훈 등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좌완 투수들을 배출했다. 당초 SSG시대 개막 후 지난 시즌 원포인트 릴리프로 가능성을 보인 김정빈이 좌완 투수 명가의 대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 시즌 컨디션 난조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김택형의 그 자리를 꿰찼다.

김택형이 전반기에 보인 맹활약을 바탕으로, 후반기에도 순항해 팀의 상위권 도약 견인은 물론, 팀 역대 좌완투수 명가의 대를 이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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