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가 있다. 24절기 중 하나로 ‘작은 더위’라고도 불리지만 소서를 전후하여 잦은 ‘집중호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손해를 입기도 한다.
집중호우란, 사전적 의미로는 시간과 공간의 규모와 관계없이 많은 비가 연속적으로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영역에 일정량 이상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것을 말한다. 학문적으로 명확히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시간당 30㎜ 이상, 하루에 80㎜ 이상, 연평균 강수랑의 10% 이상이 하루에 내릴 때 통상 집중호우라는 용어를 쓴다. 기상청에서는 집중호우가 예상되거나 강우 상태를 수집·분석하여 3시간 강우량이 60㎜ 이상,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호우주의보를, 3시간 강우량이 90㎜ 이상,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 예상될 때 호우경보를 발령한다.
북쪽 오호츠크해기단과 남쪽 북태평양기단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형성되면 곳에 따라 집중호우가 빈번하다. 일반적으로 장마전선의 폭은 1천㎞에서 수천km까지 걸쳐 있다. 여러 날 동안 지속되며 폭넓게 중위도의 날씨 변화를 지배한다.
집중호우는 예상치 않은 곳에 쏟아지기도 한다. 1998년 수도권 전역에 국지적 집중호우로 엄청난 손해를 입고 있었을 때 매스컴에서는 ‘게릴라성 집중호우라’는 용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게릴라의 뜻은 스페인어로서 ‘소규모 전투’ 라고 한다. 나폴레옹이 스페인 원정 당시 스페인 사람들의 무장저항을 ‘게릴라’라고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 게릴라 전술은 예고나 선전포고 없이 소규모 전투병들이 매복해 있다가 적군에게 타격을 입히는 전술이다.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대기가 몹시 불안정하거나 북쪽의 한랭전선이 여름에 남하했을 때 소규모로 생긴 비구름대가 갑자기 엄청난 비를 퍼붓는 경우다.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 올지 예측할 수 없다. 또한 비가 오는 시간도 굉장히 짧고 그 짧은 시간 내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리기 때문에 막무가내 피해를 준다.
지난 7월 6일 광주·전남지역에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산사태와 하천이 범람하여 2명이 숨졌다. 곳곳이 물바다로 변해 시설물 파손 및 침수가 잇따랐고 하늘길, 바닷길과 철로가 일부 막혀 교통 차질도 빚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집중호우는 럭비공과 같다.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간 예방·대비에 치중했다면 이제부턴 대응·복구를 잘해야 한다. 집중호우는 예고 없이 오기도 하지만 재해에 취약한 곳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집중호우 대응의 1차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정부와 모든 국민이 불청객인 집중호우에 예의주시하여 가능한 한 인명피해를 막아야 한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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