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착한 휴가

정자연 문화체육부 차장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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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지만 시절이 하 수상하다. 코로나19는 올여름에도 여전히 확산세고 유례없는 폭염까지 덮쳤다. ‘왠지 마음이 무겁다’는 한숨 섞인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아직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들도 많다. 최근 ‘잡코리아’ 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4명만이 ‘여름휴가를 간다’고 대답했다. 나머지는 휴가를 아예 가지 않거나,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이다.

▶대신 ‘착한 휴가’를 즐기려는 움직임도 있다. ‘줍깅(플로깅)’은 이 시대 휴가철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일상에서 산책하거나 휴양지에 갔을 때 걸어다니면서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뜻한다. 쓰레기를 주우면서 동시에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활동이다. 쓰레기를 줍는 동작이 런지, 스쿼트와 비슷해서 운동 효과가 있다고 한다.

▶탄소 중립 휴가를 위한 방법도 나왔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는 한 매체를 통해 4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대중교통이나 전기차, 수소차를 이용한 여행계획을 세울 것. 둘째, 가져온 쓰레기는 도로 가져가고, 버릴 때 쓰레기 수거함에 버릴 것. 셋째, 휴가 기간 낭비될 에너지를 소모할 가전제품이나 집안의 전등을 꼭 확인해서 분리하거나 끌 것. 넷째, 일회용품 대신 에코 백, 평소 사용하던 세면도구, 텀블러 등을 준비하기다. 탄소 중립이라는 묵직한 주제이지만 실천 방법들은 일상적이고 가볍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는 지금까지의 삶을 성찰하고 자연과 공존하라는 경고음이다. 손쉬운 방법으로 먼저 올여름 지구를 생각하는 나만의 특별 휴가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탄도항에서 꼭꼭 숨은 소라게를 찾으며 ‘줍깅’ 하기, 캠핑을 떠나며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기,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로 안전하게 휴가지로 떠나기 등이다. 나와 주변을 둘러보며 진정한 쉼을 생각하는 꽤 낭만 있는 휴가가 될 것 같다.

정자연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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