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요양시설 돌파감염, 백신 추가접종 시급하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천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백신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추세가 무섭다.

특히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들의 집단 돌파감염이 인천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추가접종 등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돌파감염자 추정 사례는 1천540명(8월5일 기준)이다. 돌파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2명은 80대와 90대 각각 1명씩이며. 위중증 환자 15명 중 80%인 12명이 60세 이상의 고령층이다. 감염률이 높은 델타변이가 상대적으로 면역 항체 형성이 낮은 고령층을 파고 들면서 요양시설 내 돌파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인천지역 요양원, 요양병원 등 노인 관련 시설에서 29명의 돌파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김해 요양병원에서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 확진자 17명 중 14명이 돌파감염이며, 부산 요양병원에서도 환자 44명, 종사자 5명 등 49명에게서 발생했다.

인천 남동구 노인시설의 한 입소자는 코로나19 백신 2차접종까지 마쳤지만 돌파감염으로 사망했다.현재 노인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중 일부는 백신 1차 접종에 그치고 있으며, 남동구 요양시설의 최초 확진자인 요양보호사도 1차 백신만 맞은 상태였다. 또 요양시설의 신규 취업 요양보호사는 백신 접종을 안해도 코로나19 검체 검사만 받으면 근무가 가능하다. 감염 취약지대인 노인시설 곳곳이 오히려 방역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방역당국도 이같은 심각성을 인지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역의 요양병원·시설은 방문 면회를, 3단계 이하 지역은 접촉 면회를 잠정 중단하고 요양병원·시설 종사자의 선제검사도 재개했다. 하지만 면회 중단과 선제검사 수준의 방역 강화로 집요한 델타변이를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요양시설 내 고령층 입소자들은 기저질환자가 많고, 항체 형성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집단감염 우려가 크고 감염 시 위중증과 사망 등으로 치닫는 치명률도 높다. 여기에 가족 면회까지 중단되면서 입소자들은 의학·심리적 불안과 공포에 시달려야 한다.

요양시설의 돌파감염 차단을 위해서는 종사자의 백신 의무 접종과 노령층 시설 입소자에 대한 ‘3차 추가접종’ 등의 강력하고 신속한 방역 대책이 급선무다. 지방자치단체도 자체적인 요양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전수조사와 짧은 주기의 진단검사 등 두터운 방역망을 구축해야 한다. 방역당국이 백신 수급 상황 등을 감안해 9월 이후로 검토하고 있는 위험군 3차 추가접종 시기도 서둘러 앞당겨야 한다. 항체 형성이 더디고 감염 시 증상 악화 속도는 빠른 고령층에게는 ‘신속한 추가접종’이 곧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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