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베르네천 물고기 떼죽음…市 늦장 대응 빈축

부천 베르네천 하천수에서 피라미 등 물고기 수십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무더기로 죽어 물 위에 떠있는 물고기들. 김종구기자
부천 베르네천 하천수에서 피라미 등 물고기 수십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무더기로 죽어 물 위에 떠있는 물고기들. 김종구기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떠다니고 있어 신고했는데, 공무원은 일과시간이 지났다며 내일 처리한다고 하네요. 정말 분통이 터져요. 이럴 수가 있는 겁니까.”

부천 여월지구 인근 베르네천에서 물고기 수십마리가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관할 당국은 신고를 받고도 늑장대응을 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있다.

29일 부천시와 경기도의회 이진연 의원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은 주민제보를 받고 지난 28일 오후 7시께 여월지구 인근 베르네천에서 피라미 등 물고기 수십마리가 떼죽음 당한 채 물 위에 떠있는 현장을 확인했다.

이 의원은 베르네천 하천수가 공급되는 통수구 쪽에서 탁한 물이 내려와 밑바닥이 보이지 않았고, 오염수로 의심되는 하얀 거품도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시에 신고하니 ‘담당 공무원이 퇴근했으니 내일 죽은 물고기를 치우겠다. 지금은 현장을 나가도 오·폐수를 찾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의원과 주민들은 이날 오후 4시께 소나기가 내렸는데 그 틈을 이용, 상류 쪽 음식점 등에서 오폐수를 무단 방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했다.

부천 베르네천 하천수에서 피라미 등 물고기 수십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무더기로 죽어 물 위에 떠있는 물고기들. 김종구기자
부천 베르네천 하천수에서 피라미 등 물고기 수십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무더기로 죽어 물 위에 떠있는 물고기들. 김종구기자

앞선 지난 3월에도 베르네천 상류 부근에서 황색 기름으로 추정되는 오폐수가 무단 방류되는 사건이 발생, 성곡동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이 원인조사와 기름제거작업을 벌였었다.

당시에도 인근 일부 음식점에서 집수정 및 빗물받이를 이용, 폐유를 무단 방류한 것으로 추정됐다.

춘의동 주민 이기철씨(50)는 "베르네천에 죽은 물고기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어서 불안했다"며 "관할 당국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환경오염을 막아야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여월동 주민 김영숙씨(59·여)도 "베르네천에서 물고기들이 폐사했다는 건 베르네천 주변에서 오폐수가 무단 방류도됐기 때문이 아니겠냐"며 "환경오염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닌만큼 관할 당국은 철저하게 원인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천시 관계자는 “어제(28일) 당직실을 통해 민원을 받고 현장을 찾았지만, 날이 어두워 사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오늘 일찍 현장을 다시 찾았더니 수질은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성곡동 행정복지센터 생활안전과와 시 하수과 등이 오폐수 유입 정황이 있는 인근 하수상자를 점검, 원인을 찾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베르네천 하천수는 역곡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1등급 수질의 재이용수가 공급되고 있다.

시는 지난 2014년 37억원을 들여 이 곳에서 산울림청소년수련원까지 총연장 2.6㎞의 공급관로를 설치, 하천유지용수를 하루 5천t씩 공급하고 있다.

부천=김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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