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을 청하기 어렵다. 도시 홍수와 산불이 인류를 위협한다. 전 세계가 펄펄 끓는데, 브라질에는 때아닌 한파가 닥쳤다고 하니, 인간의 힘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기후변화의 위기를 절감한다.
지구 온도를 낮추어야 한다.
91%의 사람들이 17%의 국토면적 위에 살아가는 우리나라에서는 도시 온도를 낮추어야 한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탄소중립도시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총량 중에서 17%는 이동에서 발생한다. 이 중에서 대부분인 95%가 도로,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대중교통이용률이 낮고, 특히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인 철도부문의 이용률이 높지 않다. 일본의 경우, 철도가 여객 운송부문의 30%를 차지하는데 온실가스 배출은 2.5% 수준에 불과하다. 철도와 같은 친환경 대중교통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 더욱이, 대중교통이용이 편리하도록 역세권, 특히 환승역세권 중심의 컴팩트한 도시공간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 즉, 환승역세권에는 다양한 교통수단 간의 환승이 편리하도록 환승 센터를 만들어주고, 역세권은 고밀화하여 보다 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복합화하여 이동거리를 짧고, 또 이동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컴팩트한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도시권, 특히 수도권은 인구도 늘어나지만 통근거리가 늘어나고, 또 자동차 교통 이용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 중이다.
도시공원도 단순한 녹지율(%)이나 인당 면적기준(제곱미터인)으로 조성하기보다는 산과 강을 잇는, 생태순환기능을 가지는 하천과 같은 공원녹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배출된 탄소를 흡수할뿐더러, 생물의 종 다양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눈으로 보기에 푸르다고, 비행기에서 푸르게 보이는 도시가 탄소중립적이지는 않다. 하천과 같은 선형의 녹지는 생태순환기능을 높이고 생물의 종 다양성을 풍부하게 해줄 뿐 아니라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일타삼피의 공원녹지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단독주택이나 전원주택단지들이 교외로 확산되는 도시는 에너지 소비가 많고, 이동거리를 늘이는 경향이 높다. 한때 저밀도 단독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친환경 도시를 만드는 길이라고 배운 적이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탄소중립도시의 서늘한 여름밤을 그려본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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