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만남의 존재요 헤어짐은 실존이다. 나의 생각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만남이 있는가 하면 내가 원하고 결심해 만나는 만남도 있다. 부모, 형제, 친척 등 태어날 때 환경과의 만남은 내 계획이나 생각과 전혀 상관없는 만남이다.
반면에 친구나 배우자, 학교, 직업 등은 나의 의지나 생각으로 정할 수 있고 얼마든지 변수가 있을 수 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며 그 만남에 어떤 반응을 보이며 어떻게 대처하고 유지하느냐가 삶의 의미와 행복을 결정한다.
만나지 말아야 할 만남 때문에 비운의 생을 마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 번의 만남이 계기가 돼 일생을 의미 있고 복되게 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거룩하게 장식한 사람들도 있다.
부모가 버리고 의사도 포기한 앤 설리번은 보스턴의 한 정신병원 독방에서 실의와 좌절, 그리고 포기와 낙망으로 죽지 못해 살아가는 처절한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은퇴한 노 간호사 ‘로라’를 만났다.
로라는 설리번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다.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그녀를 돌봤다. 설리번은 하나님의 사랑과 로라의 헌신으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완전히 새사람이 됐고, 훗날 앨라배마주 터스캄비아의 어린소녀 헬렌 켈러의 가정교사가 됐다.
앤 설리번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사라는 칭호를 얻었으며, 인류 역사상 최고의 희망 전도사로 불리는 헬렌 켈러를 만들었다.
헬렌은 앤을 만났기 때문에, 앤은 로라를 만났기 때문에 역사에 찬란히 빛나는 인물들이 됐다고들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전에 먼저 그들은 모두 예수님을 만났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가졌던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만남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어떤 사상을 만나느냐, 어떤 꿈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종류의 생각을 나누며, 어떤 종류의 교제를 나누고 있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설적이며, 창조적이고, 성숙한 인격과 삶으로 이끄는 만남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에게 있어 나 자신과의 만남이 축복된 만남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앤 설리번에게 있어서 로라와 같은 사람, 헬렌 켈러에게 있어 설리번 같은 사람이 돼야 할 것이다.
높이 올라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하는 산이 되기보다, 누구라도 편안하고 즐겁게 오름직한 동산이고 싶다. 나의 가는 길만 비추는 사람이기 되기보다, 누군가의 길을 비춰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나와의 만남을 인생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라고 여길 수 있다면 그 인생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고명진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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