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말하지 못하는 삼중고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로 유명한 헬렌 켈러는 인권 및 사회 운동가이기도 했다.
그녀는 신체적 장애보다 빈곤, 인종차별, 무지로부터 오는 사회적 장애가 더욱 심각하다고 여겼다. 인간에게는 정상과 장애의 차이가 아니라 상상력과 용기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로 전진하려면 정치적인 상상력과 그것을 추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 천국이라고 이야기되는 미국이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 것은 자본주의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정책들을 수용하면서부터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공적연금, 노동조합 단결권 보장, 빈곤층과 실업자들을 위한 급여 등 당시로는 매우 급진적인 정책들을 도입해 대공황을 극복했다. 기업과 정치인들은 루스벨트 대통령을 사회주의라고 공격하면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더 좋은 사회로 전진하기 위해서 정치적인 상상력과 그것을 추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대공황이라고 하는 시대적인 격변기에 맞는 정책들을 수립했고, 정책들을 강하게 밀어붙여 미국을 세계 제일의 국가로 만들었다.
본격적인 대선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라고 하는 초유의 세계적인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와중에 펼쳐지는 대선이라 국민의 관심이 크다.
무엇보다 새로운 세계에 맞는 새로운 정치적인 상상력이 필요한 때이다. 대한민국이 팬데믹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깨버리고, 새로운 정책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대선이 이러한 정치적인 상상력과 새로운 정책비전이 백가쟁명처럼 펼쳐지는 장이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본소득 및 기본금융을 비롯한 몇몇 정책들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정치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재원 등의 이유를 들어 현실성이 없다면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기본소득이 불러온 논쟁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더욱 풍부한 논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지금과 분명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변화하는 시대에는 그 시대에 맞는 정책들이 필요하다. 지금은 어떻게 보다는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할 때다.
박근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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