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두고 처가 인근인 인천 송도로 이사 계획을 세웠던 A씨(36)는 농협 주택담보대출이 중단된다는 소식을 듣고 주말 서둘러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았다. 9월 말 계약일을 8월 말로 앞당길 수 있냐고 문의했지만, 매도인과 논의해봐야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말만 듣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중이다. A씨는 “대출이 안되면 6억원이 넘는 집값을 무슨 수로 마련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고양지역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50) 역시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절망에 빠졌다. 코로나19로 매장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오는 10월께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밀린 임대료와 직원들 월급을 지급하려고 했지만, 대출길이 막히면서 자금마련이 불투명해졌다. B씨는 “내야할 돈은 산더미처럼 불어나는데 돈을 빌리기는 점점 어려워지니 밤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점점 더 옥죄며 대출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해 19일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키로 발표했으며,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도 전세자금 등 일부 대출상품을 한시적으로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은행도 대출 쏠림이 우려될 경우 언제든지 금리 조절 등 대책을 세우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저축은행권까지 신용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할 조짐을 보이면서 대출 수요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이에 경기지역 내 시중 은행들에도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관계자는 “주말을 앞둔 지난 금요일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의 대출 관련 문의가 있었다”며 “개인사업자 및 법인의 대출 업무와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자금 대출 등은 제한이 없는 만큼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중단과 같은 ‘특단의 대책’은 총량 목표치를 넘어섰거나 근접한 일부 금융회사에 한정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런 특별관리가 다른 금융회사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NH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대응, 오는 11월30일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금리를 높이거나 한도를 줄이는 식으로 가계대출 증가세 완화에 나섰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신규 대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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