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교통발달과 도시성장

도심은 간선도로가 만나고, 도로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강남의 상업지역은 강남대로와 영동대로, 그 사이의 테헤란로를 따라서 선형의 상업지역이 그려졌다. 교통을 처리하는 기반시설의 용량을 도로폭으로 본 것이다. 강남개발 이후, 50년이 지난 현재, 땅 아래로는 고속의 열차가 달린다. 철도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환승역세권으로 더 많은 사람이 모인다.

현재의 도시계획수법과 제도는 산업혁명기에 만들어진 틀에 기초한다.

공장과 주거를 분리하는 데에서 용도지역제 틀이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제는 산업이 주거와 상충되지 않는다. 일자리와 주택이, 다양한 서비스 기능이 한 건물 안에 있어도 괜찮다.

초등학교 중심으로 주택과 상가를 배치하는, 근린주구 이론은 4인 가구 시대에 채택되었다. 1,2인 가구 중심의 현재는 다른 형태의 단지계획이 요구된다. 출산율은 감소하고 1인 가구는 더 빠르게 늘어난다. 비대면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상가는 줄어들고 물류회사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2030년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고 있을까?

더욱 빨라지는 고속열차와 통신의 발달은 전통적인 지리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다. 이미 초고밀상태인 서울시내에 얼마나 많은 주택을 더 공급할 수 있을까? 물론 오래된 주택의 정비는 꾸준히 이어져야겠지만 GTX 등 고속열차의 환승역세권을 고밀 복합화하여 이동의 필요성을 낮추고, 이동거리를 짧게 하며, 이동하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컴팩트한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다.

수도권은 대한민국의 절반을 차지하는 메가시티로 성장 중이다.

중심도시 서울로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모이고 고급서비스가 집중될 것이다. 강남으로 몰리는 혁신인력과 플랫폼기업, 연구개발기업들을 외곽의 초환승역세권으로 분산시켜 통근거리를 줄이고, 강남 부동산 열기를 식히며, 팬데믹에 강한 생활권도시(15min city)의 중심지로 만들어가야 한다. 일극중심의 수도권을 다핵분산형 대도시권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3기 신도시가 입주하는 2030년이면 GTX와 자율차가 달리며, 하늘 위로는 드론택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미래를 현재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주택과 자족 일자리는 고속열차의 환승역세권을 따라 분산되고 수도권은 수개의 컴팩트한 거점을 가지는 다핵분산형 메가시티로 성장할 것이다. 이것이 탄소중립적이며, 팬데믹 대응형 공간구조다. 이러한 미래비전을 그려둔 다음에 신도시건설이 나와야 한다. 신도시는 주택공급의 수단뿐 아니라, 일자리, 통근, 탄소 중립 고민과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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