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ㆍ평택에 이어 구리에서도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105명에게 접종하는 등 경기ㆍ인천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오접종 사례가 잇따르며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8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구리 원진녹색병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냉장보관기간이 지난 화이자 백신을 시민 105명에게 접종했다. 시 보건당국은 곧바로 오접종 시민 105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현재까지 이상반응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병원 측이 지난 6일 오전 11시30분께 관련 사실을 구리보건소에 최초로 통보하면서 드러났다.
병원 측은 이날 지난 2~4일 냉장보관기한이 지난 화이자 백신을 시민 77명에게 접종한 사실을 구리보건소에 최초로 알렸고, 이에 구리보건소는 곧바로 경기도를 통해 질병관리본부청으로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은 재차 백신접종 점검에 나선 결과,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28명에 대한 오접종 사실을 추가로 확인, 최종 105명으로 늘어났다.
평택성모병원에서도 유효기간이 이달 1일까지인 화이자 백신 18바이알(1바이알 6명분)을 지난 2~3일 104명에게 접종했다.
냉동상태로 보관되는 화이자 백신은 해동 시작 시점부터 31일 이내 접종해야 한다.
평택시 보건당국은 한 박스에 15바이알씩 든 백신 박스 겉면에만 해동 일자와 유효기간이 적혀 있다 보니 근무를 교대한 약사가 바이알에 11월로 적힌 냉동상태 유효기간만 확인하고 의료진에 넘겨줘 오접종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인천세종병원은 지난달 20ㆍ25ㆍ26일 사흘간 접종자 21명에게 유효기간이 최대 일주일 지난 화이자 백신을 투여했다.
이처럼 잇따른 백신 오접종 사고가 터지자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원에 사는 김미려씨(41)씨는 “백신 오접종 사고가 하루가 멀다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상 반응이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며 “이달 말 예약돼 있는 백신 접종을 취소할 계획”이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제한된 의료 인력으로 단기간에 많은 사람을 접종하다 보니 오접종 사례가 나오는 것”이라며 “의료 인력을 늘리거나 병원과 의료기관이 백신 사용 전 꼼꼼히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접종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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