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출산은 축복이며 미래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자꾸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는 표어로 1960~70년대 배고픔 설움에서 벗어나 려는 산아제한(産兒制限)이 중요한 국가 시책이었다.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인구 억제 정책을 시행했다. 이 시기 정부는 해외 원조로 들여온 피임약을 배포하고 피임기구 시술을 하며 인구가 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 인구 저출산 절벽 수준을 넘어 대지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세계인구의 날인 지난 8월11일을 전후해 곳곳에서 저 출산 해결을 위한 인구 정책 토론회가 열렸지만 해마다 똑같은 토론에 뾰족한 수는 없었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00 년 뒤 우리나라 인구는 1천510만명으로 줄어든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출생 통 계에선 지난해 출생아 수가 27만2천377 명으로 전년 보다 10%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 마지노선으로 비교하던 30만명 대로 무너지고 처음으로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19년 전인 2001년 50만명대 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이 줄어든 수치다. 전쟁과 휴전 1950년대 중반 이후 베이비부머 시절 출생아수는 70~80만명이었다. 당시 대구직할시 인구가 늘어난다고 했다. 올해에도 46조원의 예산을 저출산 대책으로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을 끌어 올 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기존의 형 식적이고 실효성없는 정책들로는 안된다. 좀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절실 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 해 저출산 예산이라고 책정된 분야 중 상당 부분이 복지지출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출산 육아 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책 마련과 예산 투입이 이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산 사회 경제 구조의 불안은 일과 삶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스스로의 인내와 노력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정부에서 다 해주기만을 기대해서도 안된다. 전쟁의 잿더미위에서 빈손으로 넘어야했던 온갖 험난한 세상에 조부모 세대가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는 것이다. 출산은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가을이 익어가는 풍요로운 계절, 며칠 후면 조상을 기리는 추석이다. 정성을 다해 곡식을 가꾼 농부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넉넉한 수확의 계절이 온 것이다. 근대교육의 아버지 페스탈로치는 “가정은 이 지상에서 단란함 이 최고로 빛나는 기쁨이요 자녀를 보는 즐거움이 가장 성스러운 행복”이라고 했다. 가정이 존재하는 이유를 자녀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다산(多産)은 미덕이요 가족이 많아야 행복이었다. 율곡 선생이 태어나지 않고 대학자로 길러내지 않았다면 신사임당이 존경받는 여성으로 어머니로 기억될 수 있었을까. 자랑스럽고 행복한 것이 엄마, 어머니라는 이름이다. 별을 헤이는 가을 밤 아기 울음소리가 온 세상에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본다.

이명수 동두천문화원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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