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 뒤 혼기에 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교회에서는 ‘순간의 선택이 영원을 결정한다’ 등으로 많이 사용 되었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행복과 불행, 선과 악, 생명과 사랑, 성공과 실패, 희망과 절망, 승리와 패배, 부요와 빈곤, 높고 낮음도 모두 선택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y)의 명작 ‘안나 카레리나’에는 마음에서는 선택했으나 행동으로 선택하지 못한 슬픈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 코젠세브와 바렌카는 서로 사랑해 마음으로 결혼을 결심한다. 버섯따러 간 날 청혼하려 했지만 결혼하자는 말을 하지 못한 채 버섯 이야기만 하고 돌아온다.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선택은 무의미하다.

윌리엄 서머셋 모옴(W. Somerset Maugham)의 대표작 ‘달과 6펜스’는 고갱을 모델로 쓴 소설이다. 달이나 6펜스(영국의 최저 단위의 은화)는 둘 다 은색으로 빛나는 둥근 모양이다. 하지만 순수하게 예술을 추구하는 달 같은 인생이냐, 돈이나 명예를 추구하는 세속적 6펜스 인생이냐는 선택에 달려 있다.

인도의 간디는 런던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호화롭게 살 수 있었지만, 변호사로서의 삶 대신 고난 받는 민중의 길을 택해 2338일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는 ‘위대한 정신’이라는 칭호를 얻었고 역사에 존경받는 인물로 남게 되었다.

장자옥의 ‘마지막 남은 생명’이란 글에 두 사형수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사형수는 죽기 전에 고기나 실컷 먹고 싶다며 자신의 몸을 해부용으로 팔아 받은 10만원으로 고기를 주문해 먹었다. 그러나 3만원어치도 먹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다른 사형수는 자신에게 남은 전 재산 15,000원을 어디에 사용할까 고민하던 중, 형무소에 위문 온 찬양대와 전도사님을 만나 좋은 일에 써달라는 말과 함께 드렸다. 그 전도사님은 교도소 내에 예배당을 지으며 그 돈으로 강대상을 봉헌했다. 헌당식 날 그 사형수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참석한 모든 사람이 큰 감동을 받았고 그 후 사형수는 감형으로 삶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 당장 눈앞에 유익을 위한 선택 보다는 더 멀리, 더 크게 볼 수 있는 안목으로 선택해야 한다. 나만의 만족을 위한 선택 보다는 손해를 보더라도 두루 더 많은 사람들을 유익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

매일의 삶에 찾아오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서, 나도 살리고 남도 살릴 수 있는 선택을 하는 지혜를 구하자.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자.

고명진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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