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한 열풍이 국내를 넘어 새로운 한류를 만들고 있다. ‘오징어 게임’ 시청 유무에 따라 대화의 소재도 달라진다. 드라마에 등장한 우리네 어릴적 추억의 놀이가 어른들 사이에서 다시 대유행 할 정도라니, 그 인기가 얼마큼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한다. 돈이 아무리 좋아도 어떻게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느냐고 묻지만, 이들 모두는 빚에 쫓기며 현실이 더 지옥이라 말한다. 말 그대로 드라마 속에 나 나올법한 비현실적 주제를 다뤘지만, 극한의 순간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사람도 많다. 바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자영업자들은 ‘오징어 게임’이 현실에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목숨 걸고 뛰어들고 싶다고 말한다. 빚더미에 쌓인 그들이 극한의 게임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 전혀 허풍처럼 들리지 않는다. 대부분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전후로 인생이 뒤바뀌었다. 몸은 좀 힘들어도 고생만큼 보상이 온다는 생각에 온몸이 녹초가 돼도 가게를 지켜 왔는데, 코로나 위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지속되면서 개점휴업 상태로 내몰린 지가 어느덧 2년째에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버틴 사람은 용한 재주가 있는 편이다. 큰 손해를 보더라도 가게를 서둘러 접은 경우도 많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거리두기 장기화로 지난 1년6개월 동안 자영업자들은 66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고 45만3천여개, 하루 평균 1천여개 매장이 폐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영업자 대부분은 성실하게 소득을 증빙하고 세금을 납부하며 착한 삶을 살아왔다.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 피해는 이들의 과세 자료 등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신규 창업 점포도 유사 업종보다 손실을 추산해 낼 수 있다. 영업에 자유를 줄 수 없다면 손실이라도 국가가 보상해 주는게 맞다. 이익을 주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빚더미에서는 벗어나게 해야 한다.
오징어 게임에 빗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풍자가 이어진다. 정부의 각종 대책을 버티지 못하는 사람은 ‘탈락 된다’인데, 자영업자가 비유되는 대표적 피해자다.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자영업자를 게임에서 탈락시켜선 안된다. 특히 불공정 게임으로 낙오시키는 일은 더더욱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궁지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에게 제대로 된 손실 보상을 통해 삶의 희망을 주길 바란다.
최영은 행동하는 여성연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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