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든든한 ‘또래 상담가’

이천 다산고 윤진희 양 상담사 맹활약
친구들 고충 공감하며 위안 ‘큰 보람’
전공 살려 ‘미술상담 치료사’ 꿈 설계

때론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따뜻한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말의 힘은 상황에 따라 상냥한 위로가 될 수도, 마음을 관통하는 송곳이 될 수 있다.

이천 다산고등학교에선 이 같은 말 한마디의 힘을 통해 고민을 가진 또래 친구들의 마음의 상처를 살피는 한 학생이 있다. 어릴 적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경청하는 게 좋았던 이 소녀는 이제 친구들의 인생 말 동반자로 성장하며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윤진희양(사진·19)의 이야기다.

윤진희양의 또래 상담가 활동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생 시절 봉사활동을 하며 남을 돕는 게 마냥 좋았던 윤양은 또래 상담가를 모집한다는 학교 소식을 듣고 상담의 길에 발을 내딛게 됐다.

상담 활동은 밝은 성격을 가진 윤양에게 제 옷인 듯 잘 맞았고, 이곳에서 잠들어 있던 ‘공감’이라는 감정이 서서히 꽃피우게 됐다.

이후 윤양은 다양한 고민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며 말 한마디의 위로를 건네기 시작했다.

특히 학교폭력과 따돌림을 당하던 친구와의 상담은 그의 인생에 뿌리 깊게 내리며 상담의 보람을 더 느끼게 해줬다.

윤양은 “학교폭력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2달 가까이 상담했던 적이 있다”며 “그 친구들에게 도망치지 말고 대화로 잘 풀 수 있게 곁에서 도와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상담 끝에 그 친구는 자기를 괴롭혔던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게 됐다”면서 “그 일이 있은 후 상담의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학창시절 또래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상담가의 길을 걷게 된 윤양은 자신의 전공인 ‘디자인’을 살려 미술상담 치료사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윤양은 “또래 친구들과 상담을 하면서 어떻게 공감하고, 어떻게 학교 폭력에 대처해야 하고, 어떤 자세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상담 활동과 더불어 오랫동안 배운 디자인 전공을 더 공부하면서 ‘미술상담 치료사’라는 꿈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정민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