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로 업무폭증 소방 구급대원, 지원책 절실하다

불의의 사고나 응급상황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 사람이 119 구급대원이다. 소방 구급대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진자 또는 이상환자의 이송 업무를 맡고 있다. 기존 업무도 많은데 코로나19 관련 환자까지 이송하다보니 피로가 누적돼 쓰러지기 직전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다음달부터 ‘위드(With) 코로나’가 시작되면 환자 이송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구급대원이 유증상자 및 의심환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3만2천947건의 이송 업무를 처리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2만7천882건, 인천시 소방재난본부는 7천809건을 이송했다. 올해 들어 4차 대유행이 본격화 하면서 1~8월 환자 이송은 경기지역이 6만8천65건(106.6% 증가)으로 폭증했다. 서울은 3만1천443건(12.8% 증가), 인천은 1만90건(29.2% 증가)으로 늘었다. 수도권에 확진자가 집중되기도 했지만 이송 건수가 실로 엄청나다.

과도한 이송 업무로 소방 구급대원들은 피로가 누적돼 언제 쓰러질 지 모르는 상황이다. 폭증하는 업무량에 위급 환자를 다루는 대원들이 위급한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19 대응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면서 다른 응급환자 이송체계에 구멍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한 구급대원들의 출동이 너무 많은 게 문제다. 과도한 출동에 피로가 누적돼 긴급상황에서 응급 이송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그런데도 소방당국은 인력 증원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정부에서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무대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 차원에서 소방ㆍ구급대원의 처우 개선이나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

방역당국은 4차 대유행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내달부터 ‘위드 코로나’ 돌입을 시사했다. 재택치료 대상을 입원 요인이 없는 70세 미만 무증상ㆍ경증 확진자까지로 확대했다. 방역체계가 전환되면 재택치료를 하는 확진자가 최소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급대원들의 환자 이송량도 급증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도 확진자가 크게 줄지 않는데도 민생경제 등을 감안, ‘위드 코로나’로 가는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는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일상회복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 그 중 중요한 한가지가 소방 구급대원에 대한 지원대책이다. 정부 차원의 총체적 점검과 함께 인력ㆍ처우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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