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이 달을 향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스푸트닉(Sputnik) 1호였다. 1957년이었다. 미국이 뒤통수를 맞았다. 우주경쟁은 먼저 시작해놓고 선수를 빼앗긴 탓이다. 미국 우주과학자들 사이에서 자조 섞인 탄성들이 터졌다. “스푸트닉 순간(Sputnik Moment)…”
▶이처럼 탄성을 뜻하는 의성어는 이후 큰 자극이 주어지는 순간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됐다. 당시 미국의 충격은 컸었다. ‘스푸트닉 쇼크(Sputnik Shock)’란 말까지 등장했다. 스웨덴 출신의 ‘스푸트닉’이란 밴드까지 결성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옛 소련의 경쟁은 치열했다. 우주경쟁이 그 한복판에 있었다. 그랬으니 옛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에 미국이 얼마나 놀랐겠는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런 의미에서 회자되던 의성어가 ‘스푸트닉 순간’이었다.
▶최근 ‘스푸트니크 순간’이란 의성어가 재소환됐다. 70여년만이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에 의해서다.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실험 성공을 놓고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며 이렇게 표현했다.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는 중국 군사력에 대한 미국의 위기의식이 녹여져 있다.
▶중국은 앞서 지난 7∼8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극초음속은 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다. 그래서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미국과 러시아 등도 시험발사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도 지난 9월말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이 지난 7월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핵탄두를 목표점 근방 상공에서 역추진 로켓으로 감속, 낙하시키는 부분궤도 폭격체제를 이용했다. 핵 탑재도 가능해 미국에 충격을 안긴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정부는 정기적인 우주선 시험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세계는 “이 기술이 완성되면 미사일 추심체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데도 사용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우주 및 사이버공간 영역에서의 능력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최근 통일 후 대만 통치의 개략적인 원칙과 구상을 천명했다. 중국의 자신감이 서방세계를 자극하고 있다. 남의 얘기가 결코 아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