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몸이 2개였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야외 수업은 엄두도 못 냅니다.”
3일 오후 1시10분께 인천 남동구의 한 중학교 특수학급. 특수교사 A씨가 장애학생 8명과 함께 ‘길이와 무게 단위’를 설명하는 수학 수업을 하고 있다. 20분여가 지나자 몇몇 학생들이 책상에 엎드리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자 A씨의 손짓과 발길이 빨라진다. A씨는 “혼자 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모두 수업하기엔 너무 벅차다”고 했다.
특히 A씨 혼자서는 장애학생들에게 중요한 야외 현장 수업 등은 시도도 못 한다. A씨는 “체험 학습은 물론이고 장보기·은행가기 등의 지역사회 교육이 필요하다”며 “보조교사 1명이라도 너무 절실하다”고 했다.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에 있는 특수학급의 교사가 부족하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 481곳에 특수교사는 724명이고,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4.6명이다.
2019년 6천8명의 장애학생이 올해 6천541명으로 늘면서 같은기간 특수교사도 1천110명에서 1천298명으로 증가했지만, 특수교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여전히 특수교사 1명이 담당하는 장애학생 수는 4명이 넘는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7조는 장애학생이 4명 이상이면 교사 2명을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이 특수학급 1개 개설에 맞춰서 특수교사 1명을 배치하는 데다, 자체적으로 학생 정원의 40%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애학생들은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교육과 야외 학습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등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인천에 사는 장애아동 학부모 B씨(48)는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 현실적으로 수업 질을 높일 수 있게 해야한다”고 했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이 같은 특수교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1인당 학생 수 4명을 기준으로 배치하는 규정을 만들었고, 올해 특수교사 1인당 학생 수는 3.6명으로 낮아진 상태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관계자는 “최근 1~2년간 특수교사를 많이 늘렸지만 장애학생도 늘어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며 “기간제 교사를 늘려 특수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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