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감사에 대한 회고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구축
투명·공공성 함양… 학교로서 책무 다해야

‘감사(監査)’의 사전적 의미는 ‘감독하고 검사함’(행정 기관의 사무 집행을 감독ㆍ검사해 그 비위(非違)를 적발하고 시정하는 일)이다. 자본주의 경제사회에 있어서 ‘청렴ㆍ투명ㆍ공정’과 같은 가치들은 역설적으로 더욱 그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특히 국가 세금이 재원으로 투입되고 있는 교육에서 ‘투명ㆍ공정ㆍ청렴’은 반드시 함양해야 할 요소이다.

우리 아이들의 생애 첫 학교인 유치원은 다른 초ㆍ중ㆍ고교와 달리 사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 유아교육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들은 공ㆍ사립 유치원 설립과정의 차별성보다는 교육에 국가 세금이 운영 재원으로 투입되고 있는 만큼 모든 교육기관은 투명성을 함양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연 2조원이라는 막대한 국가 세금이 투입되고 있는 사립유치원은 그 운영이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사립유치원은 ‘정부 지원금, 정부 보조금. 학부모 부담금’으로 재원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2018년에 불거진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사립유치원은 국민 공분을 샀고, 유아교육의 투명성을 위한 법안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016년부터 사립유치원 감사전담팀과 시민감사관 감사 등을 추진해 왔다. 이들은 사립유치원이 아이들이 경험하는 생애 첫 학교로서 사익을 추구하기보다는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교육기관으로서의 공공성 강화를 함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감사를 추진했다. 무엇보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누리과정 예산 집행 등 회계 및 운영 실태를 점검해 단순히 일부 사립유치원의 부정과 비리를 적발하고 이를 처벌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회계 관행 근절, 현지 업무 지도ㆍ개선 등을 통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투명성, 책무성을 강화하고자 여러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감사(監査)’의 단어에서 느껴지는 무게는 실제 현장에서는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필자 역시 수감기관으로서 감사를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었다. 무엇보다 전문 행정인력이 미비한 사립유치원의 감사는 결국 원장과 교사들의 몫이었고, 그 이후로도 행정업무에 소비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교육기관장으로서 추구해야 할 방향을 잃지 않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어찌 됐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학교로서 면모를 갖추는 과정이 됐고, 공적 영역으로 유치원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큰 것이 사실이다. 물론 ‘사유재산’이라는 설립에 대한 논제가 남아있지만, 우리의 책무를 분명히 인식했고 제도권 교육 안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됐다.

수감기관 못지않게 감사기관인 경기도교육청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행정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겪으며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학교주도형 감사, 경기교육 청렴 사회 민관협의회 등은 스스로 투명하고 청렴한 교육 현장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교육은 모두가 함께 노력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첫 번째 추구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해 주는 일에 유치원 운영자, 경기도교육청,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사립유치원 역시 경기교육 가족의 일원으로 투명성과 공공성을 함양해 학교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을 믿는다. 이제 유아교육이 질적 성장을 넘어 행정 기관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송기문 ㈔경기도유치원聯 이사장

(꿈내리유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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