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후보, 국가미래 위한 정책경쟁 해야

내년 3월9일 실시될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윤곽이 일단 잡혔다. 지난 5일 금요일 국민의힘은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전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을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함으로써 주요 정당 대선 후보자가 결정됐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0일 전 경기도지사 이재명 후보를 일찍 뽑아 이미 본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돌입했으며, 국민의힘도 곧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운동본부가 구성돼 본선 캠페인에 나설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새로운물결은 전 경제부총리 김동연을 대통령 후보로 등장시켜 4개월 후 실시될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비춰 어느 때보다 국가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미국·중국 간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특히 북한의 핵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호를 이끌 선장에 어떤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이 선출되느냐는 한반도 장래에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난 수개월 간 진행된 주요 여야 정당의 당내 경선 과정을 통해 나타난 대선 후보자들 간 토론회나 정책발표회 등을 보면 아주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제1차 관문인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차원을 감안하더라도 토론회에서 때로는 시중잡배들과 같은 비속어를 사용, 상대방을 인신공격 내지 비판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뿐만 아니다. 국가장래를 위한 미래 비전의 제시보다는 과거의 문제만을 확대재생산해 과연 이들 후보들에게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유력 대선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 50~60%로 높은 상황에서 네거티브 캠페인까지 해서야 되겠는가.

대통령이라는 직책은 국가의 최고지도자로서 무한책임을 지는 막중한 자리이다. 개별 정파의 이익도모를 위한 자리도 아니며 더구나 개인의 사욕이나 명예를 위한 자리도 결코 아니다. 한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책임지는 지도자로서 높은 도덕성과 미래의 비전을 제시, 험난한 국제정세의 파고 속에서 번영과 안정의 기반 하에 국가발전을 견인해야 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된다.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4개월 후 실시된다. 각 정당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출된 대통령 후보들은 이런 막중한 책임의식과 시대적 소명감을 가지고 국가발전을 위한 미래비전을 담은 매니페스토(manifesto)를 제시, 치열한 정책경쟁을 해야 된다. 지금과 같은 인신공격이나 네거티브 캠페인을 가지고는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대통령 후보들은 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의 미래를 제시, 정정당당하게 정책경쟁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호소할 것을 재삼 강력하게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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