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북부지역, 의료시설 확충 시급하다

지난 10일 실시된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북부지역의 의료시설의 열악함에 대한 질타가 있었다. 경기북부지역의 빈약한 의료시설에 대한 지적과 이에 대한 확충방안에 대한 요구는 경기도의회는 물론 해당 시·군의회의 행정감사에서 매년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도와 해당 지자체는 주민들이 만족할만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해 경기북부 주민의 불만사항으로 되어 있다.

경기북부는 남북 대치에 따른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경기남부에 비해 상당히 많은 제약을 받아 왔으며, 이로 인하여 각종 시설이 노후화 내지 낙후화가 되어 주민의 삶의 질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 경기북부에 터전을 잡고 사는 도민은 약 345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서울과 경기남부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다.

이에 역대 경기도지사들은 경기북부가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각 분야별로 제약을 받고 있어 발전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했지만, 실제로 경기북부 주민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본보는 경기북부의 낙후 시설에 대한 특집 보도를 통해 이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제시했지만 행정당국으로부터 역시 만족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의료시설 부족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과제이다. 경기도의료원이 있는 파주, 포천을 제외한 도시에선 의료시설 부족을 넘어 ‘의료 공백’과 마찬가지 상태이다. 지난 10일 도의회 보건복지위 소속 박재만 의원의 지적과 같이 ‘손가락 하나가 절단돼서 30~40㎞를 헤매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난 3월 60대 여성과 70대 남성이 각각 흉통과 의식장애로 병원을 헤매다가 경기북부가 아닌 30㎞가량 떨어진 서울지역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헬스맵 자료(2019년 기준)에 따르면 경기북부의 접경지역을 포함한 13개 도시의 2차 병원 수가 2곳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동두천과 양주, 파주의 병원 수는 각각 1, 1.6, 1.7로 비슷했으며, 북한과 맞닿은 연천은 0.1로 경기북부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남부지역에 위치한 수원 팔달구의 수치가 101인 것과 비교하면 경기북부의 의료시설이 얼마나 빈약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경기남부지역은 병원이 넘쳐나고 있다. 몸이 아팠을 때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근처에 없다면 이 얼마나 난감한 일인가. 경기도와 해당 지자체는 ‘의료 무인도 경기북부’의 고질적인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거나 거점병원을 신설하는 등 해결책 강구에 박차를 가하길 바란다. 의료시설 확대를 통해 경기북부지역 주민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기 바란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