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놀 일만 남았어요!" 홀가분해진 수험생들, 후련한 미소 가득

“이제 여유롭게 ‘먹고, 자고, 놀고’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18일 오후 5시께 인천 남동구 문일여자고등학교. 처음으로 교문 밖에 나온 고다영양은 “모의고사 보듯이 편하게 시험을 봤다”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친구와 함께 수능이 끝난 것을 자축하던 신은비양은 “수험생일 때는 코로나19에 걸릴까봐 못갔던 영화관이 제일 가고싶다”고 했다.

반면 시험이 어려웠다며 눈물을 보이는 수험생도 있다. 엄마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걷던 이다솜양(19)은 “평소보다 시험이 어려워서 눈물이 났다”며 “그래도 이제 끝났으니 운전면허도 따고, 여행도 가고, 잠도 실컷 자고 싶다”고 했다.

교문 앞에는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꽃길만 걷자’는 문구를 새긴 꽃과 케이크 등을 손에 쥐고 나타났다. 딸을 기다리던 김현주씨(43)는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의연하게 코로나 2년을 견뎌와준 딸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같은 시각 인천 부평구 부개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온 이영지양은 “어느 때보다 후련해 너무 좋다”며 “가족, 친구들과 제주도에가 한 달살기를 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2외국어 영역 시험이 끝난 이날 오후 6시께 남동구 동인천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빠져나오자 기다리던 가족들이 “나온다”는 외침과 함께 교문으로 향한다.

박현빈군은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못했던 컴퓨터 게임을 실컷 하고싶다”고 했다.

재수생인 엄지용씨는 “원래는 대학에서 놀 생각에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아들을 보자 마자 눈물을 쏟은 장은미씨(45)는 “오늘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잡혀서 혼났다”며 “교문 앞을 나오는 아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언제 이렇게 컸을까’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지혜·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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