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없이 사는 사람이 있을까? 생을 살아가며 기쁘고 즐겁고 유쾌한 일만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노라면 감정을 이기지 못해 소리쳐 울부짖을 때가 있다. 땅을 치며 목 놓아 외치고 통곡으로 외로움과 고독을 토해내며 짐승처럼 부르짖고 싶을 때가 있다.
때로는 소리 없이 흐느끼며 두 볼에 흐르는 액체를 훔치고, 어떤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속으로 눈물짓는 것이 인생이다. 어디 그뿐인가, 기대고 싶은 심정으로 연약한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슬픈 눈빛을 하며 살아갈 때가 부지기수다.
우리 안에 까닭 모를 눈물이 많은 것도 사실이요, 세상에 까닭 있어 울 일도 많다. 아파 울기도 하고 기뻐 울기도 한다. 슬프고 억울해 울 때가 있는가 하면 감격해 울 때도 있다.
세상이 모질고 생각이 복잡하고 예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아서 울고 또 운다. 힘들고 어려운 역경의 시간이 수없이 다가오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질병과 환란, 오해와 수모, 능욕과 수치, 가난과 인생의 모진 풍파 등 울 일이 한둘이 아니다. 누군가 뺨을 때려주지 않으니 울지 않고,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니 울 수 없고, 체면 때문에 울지 못할 뿐이다. 인생과 눈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눈물이 무엇인가? 이성과 논리로 본다면 눈물은 마음의 슬픔이나 육체의 고통을 밖으로 표현하는 육체의 반응이다. 철학적으로 보면 눈물은 인간 정서의 외적 표현 가운데 하나로 희로애락을 나타내는 수단이요 방편이다. 화학적으로 본다면 눈물은 약간의 염화나트륨이 들어 있는 수액이다.
그러나 차원을 달리해 보면 눈물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절대자 앞에 자신의 잘못과 범죄를 깨닫고 뉘우치는 통회의 눈물과 구원에 대한 감격과 감사로 흘리는 눈물이 있다. 수십 년 만에 만난 친구를 부둥켜안고 솟구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흘리는 눈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감격해 흘리는 눈물, 치열한 입시나 입사 경쟁에서 우승하고 합격해 주체할 수 없이 흘리는 눈물, 견딜 수 없는 마음의 상처나 육신의 질병을 당해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심연에서 흘리는 눈물도 있다.
생로병사의 인생 속에서 수시로 흘리는 눈물을 마냥 염분이 조금 들어 있는 수액으로 치부한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하며 웃기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눈물은 사랑이요 그리움이다. 기쁨이며 슬픔이고 아픔이다. 눈물이 없는 삶이란 없다. 눈물의 의미를 모르는 인생이란 진정한 삶으로 평가될 수 없다.
눈물 속에 답이 있고, 눈물 안에 소통이 있다. 나의 눈에 흐르는 눈물과 곁에 사는 이웃들의 눈물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고명진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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