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구는 시민이 준 사랑에 보답했다

KT 위즈가 한국 프로야구를 제패했다.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거머쥐었다. 한순간, 한순간이 시민의 행복이었다. 정규리그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1위 결정전을 했다. 삼성 라이온스와의 단판승이었다. 1대0의 극적인 승부가 모두를 전율케 했다. 이어진 한국시리즈는 충격에 가까웠다. 많은 전문가들이 두산 베어스의 승리를 점쳤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관록의 팀이다. 여기에서 KT 위즈가 역사를 썼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전승했다. 누구도 예상 못한 4대0 완승이다.

프로스포츠가 지역민에 줄 수 있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115만명 수원 시민에 증명했다. 시상식에 염태영 수원시장이 함께 했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부둥켜안고 축하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도 함께 했다. 선수들에 의해 들어 올려지기도 했다. 야구 해설자인 허구연씨가 이런 설명을 했다. “프로야구 우승 현장에서 지자체 시장이 선수들과 저렇게 함께 하는 건 처음 봅니다.” 우승의 비결을 얘기하는 순서에서도 그는 또 한 번 수원시를 언급했다. “수원시는 KT 위즈가 출범할 때 한 약속을 100% 지켰다. 이런 지자체는 없다.” 지자체 역할에 대한 호평은 다음 날로, 다른 언론으로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실제로 수원시의 프로야구 지원은 상당했다. 기존 야구장을 바꿔 2만2천명이 들어가는 KT위즈파크를 만들었다. 550억원이 들어갔다. 25년간 무료로 쓰게 했다. 창단 초기 붐 조성을 위한 노력도 대단했다. 장안구청 등 유관기관에서 관중 확보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했다. 칭찬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굳이 우리까지 보태지 않아도 될 듯싶다.

우리의 관심은 KT 위즈가 보여준 프로스포츠의 책임의식에 있다. 4년 전 연패의 수렁에 빠졌을 때 한 팬이 외롭게 들고 있던 피켓이 있다. “최고의 팬 서비스는 승리입니다.” 그 요구를 KT가 풀어 그 시민 품에 안겼다. 여기에 지금까지 선수와 구단 하나하나가 보여준 애향심 가득한 처신도 빼놓을 수 없다. 구단이 각계와 맺었던 지역 활동이 거론하기 어려울만큼 많다. 시민 사랑에 대한 보답이다. 이걸 못하는 스포츠도 있다. 경기장이다 뭐다 지원은 다 챙긴다. 지원받는 게 권리라도 되는 양 당당해진다. 혈세가 가려준 보호막에서 챙기는 건 오로지 구단 이익이다. 성적 올린 선수 확보보다 비싸게 선수 파는 계산에 혈안이다. 시민들이 그 속을 훤히 알고 있다. 몰라서 두고 보는 게 아니다,

수원에는 4대 프로스포츠가 다 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이 중에 자체 경기장을 갖고 있는 스포츠 구단은 없다. 모두 시민들이 지은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시민 지원에 대한 보답이 필요한 거 아닌가. 그 행복하고 당당한 본보기를 이번에 KT 야구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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