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2일 취임한 유문종 수원시 제2부시장(58)은 현장 전문가다. 수원에서 나고 자라 수십여 년의 세월 동안 수원시민의 곁에서 지방자치와 수원시의 성장ㆍ발전을 함께 만들어 낸 인물이다. 취임 후에는 보건소와 선별진료소, 도시재생사업 대상지 등에서 현장 행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시 제2부시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4개월이 지났다.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수원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엄중한 시기에 제2부시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은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도시ㆍ안전을 총괄하는 책임이 막중한 만큼 시민의 안전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중압감도 느껴진다.
■현장 행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현장이 있다면.
‘수원수목원(가칭)’과 ‘영흥수목원(가칭)’은 기후 위기 상황 속에서 환경과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수원시가 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높이고자 추진해온 사업이라 특별히 뜻깊었다. 두 수목원 모두 오랜 준비를 거쳐 지난해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했고, 내년 준공을 목표로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월공원 내에 축구장 14개(10만1천500㎡) 규모로 조성 중인 수원수목원은 식물 수집ㆍ연구, 생태 보전, 생태 교육 등 공익적 기능을 갖추는 게 목표다. 도심 속의 거대한 허파 역할은 물론 시민들에게 최고의 휴식처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민간개발로 추진하고 있는 영흥수목원은 14만5천400㎡ 규모로 조성된다. 산림과 경작지 등 기존 자연생태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산지형 수목원으로, 생활 속 식물 가꾸기 문화를 보여주며 치유와 행복에 초점을 맞춘 ‘정원문화 보급형 수목원’이 기대된다.
■환경수도 수원을 위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폭염과 가뭄, 이상기온과 같은 기후 변화는 시민들에게 위기로 다가가고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과 지속가능발전에 대해 행정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수소충전소 확대를 통해 수원형 수소경제생태계 모델을 구축하고, 4대 하천 중심의 녹지축을 연결하는 그린네트워크와 주민주도의 자원순환, 수원형 에코스테이션 확대 등 지속가능한 미래환경을 위한 정책을 실현해 나가겠다.
■수원시정 베스트 공약을 뽑아달라.
수원시는 지난 2006년부터 매니페스트 활동을 시작해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우수사례를 보급했다. 매니페스토의 가장 중요한 점은 공직자와 지역주민의 관계를 신뢰와 협력의 동반자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일 시정의 소식을 시민에게 전달하며 약속이 얼마나 무겁고 중요한 책임감이 따르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수원시는 9회 연속 매니페스토 본상을 받은 것만으로도 큰 귀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민선 7기 최우선 과제였던 수원특례시 지정이 가시화된 점은 가장 큰 성과다. 약속을 지키는 시정을 위해 민선 7기 마무리 투수와 수원특례시 출범 선발 투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 1월13일 수원특례시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수원특례시에 걸맞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권한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주민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분야에 대한 차별적 요소와 불합리한 절차, 기준들을 개선하고자 특례 사무를 발굴하고 중앙부처, 국회 등을 통해 권한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남부권역의 중심도시인 수원시는 도시계획과 관련한 행정 권한이 제한적이다. 현재 광역자치단체에만 부여하고 있는 도시계획 권한 몇 가지만 이양받아도 도시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항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사회복지, 교통, 안전 등 시민들과 밀접한 분야의 권한도 확대가 필요하다. 우리 시민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복지나 도시 인프라를 차별 없이 제공하기 위해 권한 확보에 힘을 보태겠다.
■시민들의 일상회복을 위해 앞으로 집중할 분야는 어떤 것인가.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를 시작한 지 불과 10여 일 만에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 발동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코로나19로 생겨난 불평등과 혐오 문제, 극심한 양극화 등의 해법을 찾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절실히 필요하다. 녹색일자리 창출, 필수노동자 지원, 포용적 경제로의 전환 등의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치분권의 가치를 확대해 코로나19가 가져온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민선7기 마무리를 위해 남은 과제들이 있다면.
수원시는 민선 5ㆍ6ㆍ7기 사람 중심의 행정을 펼치고 명실상부한 광역시급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 추진 중인 각종 현안도 기본과 원칙을 토대로 시민과 함께 협치 행정을 펼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
특히 기존 2D기반의 ‘전자정부’는 코로나19 이후 3D기반의 ‘가상정부’로 진화해야 한다. 환경, 안전, 교통, 도시개발 등 여러 영역에서 보다 정확한 예측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정책 결정을 위해 메타버스 등 신기술이 도입될 것이다. 수원시는 능동적이고 민첩한 공공조직이 되기 위해 스마트한 혁신정부를 목표로 행정 전반에 걸쳐 신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앞으로 녹색일자리 창출, 필수노동자 지원, 보행ㆍ자전거ㆍ대중교통 위주의 교통체계 구축, 온실가스 배출감축과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인프라 구축, 모듈식 건축을 통한 재난 대응, 경제회복 등 지방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여기에는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환경도시 수원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시민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시정의 밑거름 삼아 공감하는 행정을 펼치리라 늘 되새기고 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하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하겠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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