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구태 반복하지 말아야

내년 6월 치러지는 인천 시교육감선거와 관련하여 보수단체 간의 논쟁이 한창이다. 서로 주도권을 쥐고자 하면서 각 진영이 지지하는 후보를 염두에 두고 분열하는 모습이다. 먼저 단일화를 주도한 진영은 단일화 후보 등록을 마쳤고 경선을 통해 내년 1월25일까지 단일후보를 낼 계획이다. 그러나 애초 보수후보 단일화에 참여한 5명 중 2명만 후보 등록을 마쳐 반쪽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최근 창립한 한 보수 단체는 단일화 작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기존 단체를 비난하고 나서 보수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 단체는 당초 인천 교육의 ‘탈정치’, ‘탈이념’, ‘탈구태’를 선언했다. 교육정책이 정치적으로 오염되지 않고, 학생들의 교육에 보수와 진보의 이념이 개입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미래 교육의 희망을 위해 구태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도모 할 것도 약속했다. 이러한 가치를 내세우며 지역사회의 집단지성의 참여라는 명분으로 단체를 만들고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신선하고 마땅한 가치 추구에 시민들의 기대가 높았으나 최근의 활동은 창립의 취지를 의심케 한다.

이 단체는 성명서 등을 통해 교육의 ‘탈정치’, ‘탈이념’, ‘탈구태’와는 거리가 멀뿐만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과거 보수후보의 분열로 진보후보가 당선된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정치 이념적 논리로 범 보수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기존 보수후보 단일화 추진 단체가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단체 역시 특정 후보 추대를 염두에 두고 후보단일화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 단체는 또 일관되게 중등교육에서 전교조 활동의 폐해를 주장하면서 교단의 정치적 이념 논쟁을 적폐로 예단하고 척결을 주장했다. 그야말로 정치권의 보수진영이 진보 진영을 비판할때 동원하는 이념 논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인천 교육감 후보단일화 추진 단체들은 경쟁적으로 자기모순의 함정에 빠져 있다는 것을 성찰해야 한다. 일반적인 선거와는 달리 교육감 선거에서 정당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의 선거제도를 직시해야 한다.

최고의 교육책임자를 자임하면서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들도 이러한 단체들의 꼭두각시가 돼서는 안 된다. 후보자들을 길들이기 하는 단체도 문제이지만 이 단체들에 휩쓸리거나 이용하려는 후보도 문제다. 교육감 선거를 자기 진영의 전유물로 삼고 주도해야 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결단이 필요한 때다. 진정한 교육감 선거의 의미를 되새기며 보수단체 스스로 반문에 따른 해체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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