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짐 로저스는 왜 전통주를 선택했을까

지난 11월 방영한 SBS 특집 다큐멘터리 ‘청년들의 페이스北’에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출연했다. 방송에서 로저스 회장은 대전의 전통주 기업 으능정이부루어리에 투자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퀀텀펀드로 4천200%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월스트리트의 전설인 짐 로저스가 대전의 전통주 업체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로저스 회장과 식사했다. 한반도의 미래, 남북관계,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미래에는 한반도가 가장 뜨거운 장소가 될 거라며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로 승부를 보라는 조언을 해줬다.

이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칭타오, 일본의 아사히, 삿포로 등도 지역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중소기업벤처부는 2020년 지역성을 기반으로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을 시작했다. 제주맥주, 으능정이부루어리 등이 선정됐다.

예로부터 술은 그 지역을 대표해 왔다. 와인은 라벨 상단에 생산지를 표기하는 것이 표준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성에 기반한 양조장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그러나 전통주 발전을 위해서는 남북이 분단돼 각각 계승해 온 전통의 원형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소실된 문화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우리 지역의 주류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로저스 회장은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열정의 다른 말은 한껏 취하는 것이다. 무엇이건 흠뻑 취해있는 자만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따라서 변화를 만들려면 돈키호테의 눈으로, 술 취한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충분히 취하지 않은 자들에게 세상은 흔들릴 여지가 없다. 지역의 미래를 견인할 로컬크리에이터들이 마음껏 세상을 흔들기를 응원한다. Cheers!

민재명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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