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4차 산업혁명 대비 교육 ‘문간에 발 들여놓기’

도민 95.6% “시대 대응 교육 변화 필요”
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콘텐츠 바꿔야
동력의 주체는 교사와 아이들에서 출발
과업 이루기 위해 전폭적 관심·지원을

서예식 前 매탄고등학교장
서예식 前 매탄고등학교장

이에 따르면 경기도민 10명 가운데 9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 변화가 필요하다’(95.6%)고 한다. 특기할 만한 것은 이와 관련된 ‘교육과정 강화’에 대한 응답 비율이 49.4%로 교육평가 변화 21.4%, 교육방법 변화 14.5%, 무선 인터넷 등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 11.4%보다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작년 초에 준비 없이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명제를 교육현장에 강제해왔다. 당시 이 과정을 거치면서 얻게 된 경험이 있다.

첫째는 학교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다. 커다란 건물과 운동장,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인력과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기존 학교(오프라인) 말고도 수업이 가능한 학교가(온라인) 존재하며, 이는 수요자에겐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수업 활동에 따른 빅 데이터가 비로소 폭발적으로 생성되었고 그 가치는 매우 소중한데도, 막대한 교육경비를 들이는 교육당국에서는 접근불가, 통제권 밖인 외국계 회사의 상용 서버에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 매체를 익히기 위해서 경력이 낮은 교사가 고경력 교사를 가르치는 즉, ‘후생(後生)’이 ‘선생(先生)’을 가르치는 역전이 이뤄진 것도 새로운 현상이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지난 3월 ‘4차 산업혁명 교육 진흥 조례’를 만들었으며 이번 도민 여론조사도 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교육의 미래 모습에 대해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라고 한 점에 비추어 본다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교육의 방향은, 도민의 뜻에서도 확인되었듯이, 가시적인 환경개선보다 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콘텐츠(교육과정)의 변화가 우선이다. 그 동력의 주체는 현장의 교사들이며 변화되고 있는 아이들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아무도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도록 단위학교 구성원과 학교장에게 자율성과 책무성을 다시 찾아주는 일이 시대적 과업을 이루기 위한 ‘문간에 발 들여놓기’라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추진 주체의 마인드와 의사결정권자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함께 따라야 할 것이다.

서예식 前 매탄고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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