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드코로나 실패, 정치논쟁 벗어나 과학방역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불과 45일 만에 좌초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위드코로나를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로 하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7천명 내외를 연일 기록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는 등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 세계로부터 K-방역의 성공을 칭송받았는데 한순간에 무너져 허탈하다. 그간의 값진 헌신과 희생이 너무 억울한 상황이다.

그동안의 K-방역 성과요인을 위드코로나 실패 시점에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실패 요인을 규명해서 조속히 대안을 모색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시점에서 옛날의 영화를 그려본들 때늦은 후회일 뿐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낯선 위기상황에서 실패의 원인과 긴 암흑의 터널을 슬기롭게 해쳐나온 작은 경험은 앞으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된다. 모범 답안이 없는 상황에서 짧은 기간에 의미있는 성과를 이룬 소중한 경험에서 비롯한 힌트는 해답을 찾는 데 큰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K-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비난하지만 스스로 과학방역을 정치 쟁점화한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얻은 성과에 대해서도 여야는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상과 지원에서도 정치적 논리로 일관하면서 공방을 계속하며 표를 계산하는 모습이다. 여야 대선후보들은 지원 규모와 방식에서도 유불리를 따지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논쟁만 일삼는 정치권이야말로 정치방역에 몰두하는 행태를 멈추고 전문가에게 귀 기울이는 과학방역에 몰두해야 한다.

정치방역에 동조하고 부추기는 한 축은 일관성 없는 언론임을 자성하지 않을 수 없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기 이전에는 보수 진보 언론을 망라하고 일제히 소상공인의 피해를 주장하면서 거리두기 완화를 외쳤다. 지난 8월부터 해외의 사례를 들어 조속한 위드코로나를 일제히 주문하고 국민 고통의 가중을 K-방역의 실패로 단정하기도 했다. 11월1일부터 언론들은 위드코로나로 활기를 찾은 시장과 식당 등 현장을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이러한 언론의 논조는 불과 2주 만에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위드코로나의 성급한 도입에 따른 실패라고 비판하면서 정부와 의료진의 준비 부족을 그 원인으로 지적했다. 한순간에 정부의 방역을 정치방역이라 몰아세우고 의료진들의 희생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정부 정책을 믿고 함께한 국민을 불신으로 몰아세우며 코로나 위기를 증폭시키는 데 몰두하는 모습이다. 코로나는 앞으로도 극복해야 하는 코앞의 과제이다. 모두가 냉정하게 성찰하고 지혜와 힘을 모아서 그동안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 않게 슬기롭게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