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태봉과 태실 65곳을 확인했다. 3년간 기록과 현장을 뒤졌다. 지난 5월 학술세미나도 개최했다. 그 종합보고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태(胎)를 갈무리하는 안태 문화다. 조선왕실에서는 이게 훨씬 존엄스런 의미로 다뤄졌다. 국가의 안위, 왕실의 평안을 위한 중요 의례행위였다. 그 과정이 궁중 의궤로 정리돼 있을 정도다. 이 소중한 문화 유적이 경기도에서 대거 확인된 것이다.
영원히 묻힐 수도 있었던 문화다. 일제 강점기 혹독한 말살 기도가 있었다. 전국의 태실 54위를 서삼릉에 모았다. 태실이 모셔졌던 명당의 기를 끊은 것이다. 이 터를 경기도가 찾아낸 것이다. 당연히 문헌기록, 역사자료, 현장조사를 거쳤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다. 문헌은 서로 기록이 달라 존재 여부를 단정하기 어려웠다. 민가의 일기장을 뒤져 근거를 찾아낸 태실도 있다. 그런 노력으로 찾은 게 태봉 30곳, 태실 35곳이다.
크게 평가받을 일이다. 경기도 문화행정 수준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바란다. 찾아낸 태실을 토대로 태실 문화를 본 정신을 세워줘야 한다. 세종대왕 왕자 태실을 지역 문화로 꽃피워가는 곳이 경북 성주군이다. 2018년 서울 경복궁에서 행사가 열렸다.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궁중문화축전이었다. 세종대왕 왕자의 태를 한양에서 성주로 옮기는 400㎞ 행렬 재연이다. 여기 성주군민 300명이 상경해 행사를 치렀다.
이런 태봉과 태실이 65개란 거 아닌가. 이 엄청난 발견을 경기도가 해냈다. 꽃 피워야 하지 않겠나. 해당 시군 단위의 문화로 정립돼야 한다. 정신문화의 모태가 될 수 있다. 해당 시군 전체를 엮는 광역화도 필요하다. 경기도가 조선 왕실 태안 문화의 중심이었음이 확인됐다. 그 가치를 되살리는 당연한 작업이다. 그 하나하나에 역사 어리지 않은 곳이 없다. 성종의 왕자 부수의 태실, 포천 영중면 성동리 익종 태실 등 풍부하다.
또 하나 중요한 목표가 있다.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조선 왕실의 생사를 상징하는 3요소가 있다. 태실, 왕릉, 종묘다. 탄생과 죽음, 혼을 상징한다. 이 중에 왕릉과 종묘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남은 것은 태실이다. 이를 이끌 견인차도 경기도가 해야 한다. 그 조건이 차고 넘침은 증명됐다. 경기도 문화 행정도 그걸 알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세미나에서 이 점을 논의했다.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장기 과제로 선언했다.
성주군에는 마땅한 문화ㆍ관광 자원 없다. 그곳에서 세종대왕 왕자 태실을 보살피고 있다. 그 결실이 맺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태실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도에서의 완벽한 태실 문화 복원을 기대한다. 세계 태실 문화의 중심으로 달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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